김용균 떠난지 3년…검찰, 전 한국서부발전 대표 징역 2년 구형

중앙일보

입력 2021.12.21 19:36

3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故(고) 김용균(당시 25세)씨 사망 사건 관계자들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용균 노동자 사망사건 관련 책임자들 1심 결심 공판이 열린 21일 오전 대전지법 서산지원 앞에서 (사)김용균재단 관계자 등이 엄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용균 노동자 사망사건 관련 책임자들 1심 결심 공판이 열린 21일 오전 대전지법 서산지원 앞에서 (사)김용균재단 관계자 등이 엄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21일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63) 전 한국서부발전㈜ 대표에게 징역 2년, 백남호(67) 전 한국발전기술 대표에게 징역 1년6월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한국발전기술 태안사업소장에게도 징역 2년, 두 회사에도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 "피고인들 책임 인정하지 않는 태도"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대표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규정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김씨가 작업 과정에서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8월 3일 김 전 대표 등 14명을 기소하면서 양벌규정에 따라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법인과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등 법인 2곳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대부분 피해자가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일 시킨 적 없다 등 사고 3년이 지나도록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018년 12월 11일 숨진 고 김용균씨(당시 25세)가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뉴스1]

2018년 12월 11일 숨진 고 김용균씨(당시 25세)가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뉴스1]

반면 피고인들은 “작업환경은 안전했다”, “김용균씨가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한국서부발전 안전관리 책임자인 한 임원은 “안전을 고려해서 점검해야 하는데 (김용균이) 안에까지 들어가서 작업하다가 사고가 나니 답답하다”고 말해 법정에 나온 김용균씨 가족과 동료 직원들의 원성을 샀다.

김용균씨, 2018년 12월 혼자 작업하다 사망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 11일 오전 3시20분쯤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석탄운송설비에서 컨베이어 벨트와 아이들러(롤러) 사이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입사한 지 3개월여 만이었다. 김씨 사망 이후 이른바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법 개정으로 지난해 1월 16일부터 하청 노동자의 산재에 대한 원청 업체의 책임이 강화됐다. 김씨 어머니의 단식투쟁으로 중대 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8월 검찰이 김병숙 전 대표 등을 기소한 뒤 10차례(현장검증 1차례 포함)에 걸쳐 재판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작업환경이 좋지 않아 중대 재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큰데도 피고인들이 업무를 소홀히 해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며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3주기 추모제에서 김씨의 어머니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3주기 추모제에서 김씨의 어머니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한국서부발전이 김씨가 작업하는 공간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다 컨베이어벨트 사고 가능성이 큰데도 방호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청업체인 서부발전이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안전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하청업체 대표였던 박 전 대표는 김용균씨가 사망한 이후에도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을 따르지 않고 9·10호기를 가동한 혐의가 추가됐다.

하청업체 대표 김씨 사망 후에도 작업중지 안해 

이어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부문을 하청업체에 도급·위탁하는 방식인 '위험의 외주화' 구조에서 원청과 하청업체 노동자의 실질적 지휘·감독을 규명했다”며 “원청과 하청업체 대표는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방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 어머니인 김미숙씨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 어머니인 김미숙씨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용균 추모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를 ‘3주기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현장 추모제와 결의 대회 등을 진행했다. 지난 7일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열린 현장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은 “더 많은 김용균이 여전히 비정규직이고 노동자의 죽음과 재해는 계속되고 있다”며 “질병과 사고와 죽음을 가져오는 환경과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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