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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빠 육아휴직 3만8000명, 10년 새 20배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5세 늦깎이 아빠 정모씨는 육아휴직 8개월차다. 3살 딸의 어린이집 등하원과 식사 챙기기, 목욕, 재우기까지. 매일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부인이 아이를 낳고 1년 반 휴직 후 복직했고, 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공무원이라 육아휴직에 제약이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직장 경력이나 금전 고민을 안한 건 아니다. 막상 휴직하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이다. 결혼 7년차에 만난 딸과의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2017년 용인시 기흥구보건소에서 열린 아빠 육아학교에 참가한 참석자들이 모유수유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용인시]

2017년 용인시 기흥구보건소에서 열린 아빠 육아학교에 참가한 참석자들이 모유수유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용인시]

육아휴직을 선택한 아빠가 10년 새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육아휴직자 대부분은 여성이지만 남성 숫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공공 부문과 비교해 민간 부문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문제는 여전했다.

21일 통계청은 만 8세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인 자녀를 양육하려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이 16만9345명이라고 잠정 집계했다. 2019년과 비교해 6089명(3.7%)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0년 7만2967명과 비교해 약 2.3배 늘었다.

지난해 육아휴직자 가운데 77.3%(13만834명)는 엄마, 22.7%(3만8511명)는 아빠였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전년 대비 여성 육아휴직자는 0.3%(371명) 감소한 반면 남성은 20.2%(6460명) 늘면서다.

연도별 육아휴직자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연도별 육아휴직자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10년과 비교하면 여성 육아휴직자는 1.8배, 남성 육아휴직자는 19.6배 증가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할 때만 해도 1967명에 불과했던 아빠 육아휴직자는 10년 사이 20배 가까이 불어났다.

육아휴직을 하는 연령대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자 수에서 여성은 30~34세가 52.7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남성은 35~39세가 41.5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육아휴직 사용에 있어 공공과 민간 부문 격차는 여전했다. 출생아 부모를 기준으로 공공행정 부문 육아휴직 사용률이 여성 78.7%, 남성 6.9%으로, 전 산업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종사자의 육아휴직 비중이 컸다. 300인 이상 기업체에서 일하는 여성 75.4%, 남성 5.1%가 육아휴직을 하고 있었다. 반면 4인 이하 기업체 종사자의 육아휴직 비율은 여성 26.7%, 남성 1.2%에 그쳤다.

통계청은 2011년과 지난해 사이 만 0세부터 8세까지 아이 하나를 키운 부모를 대상으로 육아휴직 행태도 분석했다. 가장 많은 74.4%가 아이가 만 0세일 때 육아휴직을 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10.3%가 만 6세 때였다.

강유경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고 있는 데 대해 “육아휴직 급여 등 남성 육아휴직을 촉진하는 정책이 확대되고 있고, 일ㆍ가정 양립에 있어 남성이 예전보다 가사일에 더 참여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행태 분석과 관련해 강 과장은 “여성은 출산 직후인 만 0세 때 가장 육아휴직을 많이 하고 그 다음은 초등학교 입학 직전인 돌봄이 필요한 6세 때 가장 육아휴직을 많이 한다”고 했고 “남성은 초등학교 입학 직후인 7세, 그 다음 8세 때 육아휴직을 많이 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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