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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소년 코난’ 부른 과거소녀 뽀숙이···40년만에 가수 나서요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중앙일보

입력

중앙일보 디지털 서비스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인생 사진'에 응모하세요.
기억해야할 일이 많은 12월 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
그리고 인연을
인생 사진으로 찍어드립니다.
아무리 소소한 사연도 귀하게 모시겠습니다.

'인생 사진'은 대형 액자로 만들어 선물해드립니다.
아울러 사연과 사진을 중앙일보 사이트로 소개해 드립니다.
사연 보낼 곳: https://bbs.joongang.co.kr/lifepicture
               photostory@joongang.co.kr
▶10차 마감: 12월 31일

″작곡가가 주인공이 아니라 가수가 주인공입니다″라 말하며 김덕희 씨는 이혜민 씨가 돋보이게끔 기꺼이 조명을 들었습니다.

″작곡가가 주인공이 아니라 가수가 주인공입니다″라 말하며 김덕희 씨는 이혜민 씨가 돋보이게끔 기꺼이 조명을 들었습니다.

저는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
주제가를 불렀던 이혜민입니다.

저를 기억하는 분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1982년 어린 시절에 불렀으니까요.

그전엔 1981년 MBC ‘뽀뽀뽀’의 ‘뽀숙이’로 출연했었고요.
그리고 1983년 MBC ‘호랑이 선생님’ 2기에
학생으로 출연했었죠.

1981년 뽀뽀뽀의 뽀숙이로 활동할 당시 이혜민 씨의 사진.

1981년 뽀뽀뽀의 뽀숙이로 활동할 당시 이혜민 씨의 사진.

그 이후 참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얼마 전까지 저는 경기도 수원 일대에서
노래 강사와 줌바댄스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이즈음 제게 마음속 상처가 생겼습니다.
SNS상에서 ‘미래소년 코난’이
이혜민이 아닌 다른 가수가 부른 것으로
둔갑하여 오르락내리락하더라고요.

이런 현실이 제겐 적잖이 상처였습니다.
‘미래소년 코난’ 이후
발표한 노래가 없으니 제가 잊힌 건가 봅니다.

더욱이 제가 2018년에 부인과 질환으로
큰 응급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응급상황임에도
마취과 의사가 마취를 안 해주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폐가 좋지 않아 마취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죠.
당시 응급수술까지 받을 수 없는 현실 앞에
마음이 무너져 죽고 싶은 마음이 왈칵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픔의 늪에서
내일 죽더라도 ‘이혜민’ 이름 석 자라도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신곡 하나
발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래야만 ‘미래소년 코난’의 원곡 가수가
이혜민이라는 사실 또한 세상이 알게 될 테니까요.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 나가고 있는 상황에
코로나 19로 인해 노래 강사와
줌바댄스 강사 활동까지 할 수 없게 되어
더욱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런 차에 유튜브 ‘GBS TV’에 출연을 하게 됐는데요.
유튜브를 이끄는 김덕희 작곡가 선생님이
저의 목소리에 잘 맞는 곡이 있다며 곡을 주셨습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곡이었습니다.
저의 큰 아픔을 내려놓을 만큼 작품의 매력에 빠졌는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사랑이란’(싱글앨범) 곡이 나왔습니다.

요즘 ‘사랑이란’ 이 노래로 공중파 방송국과
개인 유튜브 방송을 넘나들며 활동 중입니다.
더구나 그런 자리에서
‘미래소년 코난’을 부를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젠 당당하게 방송에서도
“‘미래소년 코난’을 이혜민이 불렀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니 더 좋습니다.

아직도 노래 부르기에 불편할 정도로
폐가 좋지 않아 치료 중입니다만,
오랜 시간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고,
건강마저 여의치 않은 제게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아주신
김덕희 작곡가 선생님과 인생 사진 한장 찍고 싶습니다.!!!


1982년 발매한 뽀숙이 이혜민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

1982년 발매한 뽀숙이 이혜민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

이혜민 씨 사연을 본 순간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로 시작하는
 ‘미래소년 코난’노래가 대뜸 떠올랐습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까지요.

게다가 작곡가 김덕희 씨는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와는 족히 20년이 넘는 인연입니다.

오래전 그는 ‘강태웅’이란 예명으로
길거리 가수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오랜 세월 지켜보며 그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의 이름 석 자 알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지켜봤습니다.
당시 그는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인 상황이었습니다.

흔히 이런 말이 있죠.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이 남의 어려움을 안다’는 말이요.
김덕희 씨가 딱 이런 경우인가 봅니다.
홀로 기타 하나 들고
길바닥에서 노래 부르며
온갖 고생을 다 하며 오늘에까지 왔으니
남의 아픔이 보였나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어졌습니다. 그들이 노래할 무대를 위해 김덕희 작곡가가 유튜브 ‘GBS 방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어졌습니다. 그들이 노래할 무대를 위해 김덕희 작곡가가 유튜브 ‘GBS 방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튜디오로 온 둘에게 만나게 된 계기를 물었습니다.
김덕희 작곡가가 먼저 답했습니다.
“3년 전쯤 제가 이혜민 씨의 노래 교실에
초청 가수로 간 적 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 다시 만났는데요.
제가 유튜브에 2년 전부터 ‘GBS방송’이란 타이틀로
가수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설 무대가 없는 가수를 위해 만든 겁니다.
여기서 다시 만난 겁니다.
다행히 이혜민 씨 목소리에 딱 어울리는 노래가 있어 준 겁니다.
그러면서 저보다 이혜민 씨가 더 고생한 것도 알게 되었고요.
이 모두 인연인 거 같아요.”

서로 음악을 공유하고, 서로 에너지를 공유하고, 서로 나누는 장을 만들어준 김덕희 작곡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 이혜민 씨는 인생 사진을 신청했다고 했습니다.

서로 음악을 공유하고, 서로 에너지를 공유하고, 서로 나누는 장을 만들어준 김덕희 작곡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 이혜민 씨는 인생 사진을 신청했다고 했습니다.

이혜민 씨가 이어 답했습니다.
“3년 전 인연이 이렇게 되었네요.
그 바람에 제가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습니다.

서로 음악을 공유하고,
에너지를 공유하고,
같이 나누는 장을 만들어준
김덕희 작곡가님께 더없이 고맙습니다.”

이혜민 씨는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지만, 이젠 '미래 소년 코난'을 부른 이혜민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니 더없이 좋다고 했습니다.

이혜민 씨는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지만, 이젠 '미래 소년 코난'을 부른 이혜민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니 더없이 좋다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둘의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희한하게도 김덕희 작곡가가 빈손이었습니다.
늘 한 몸처럼 들고 다니던 기타를 안 가지고 온 겁니다.

김 작곡가가 기타 연주를 하고
이혜민 씨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한장 찍을 요량이었는데 말입니다.

“기타 없는 모습을 본 게 처음인데요.
어쩐 일로 기타를 두고 오셨나요?”

“제가 주인공이 아니라 이혜민 씨가 주인공이라서 그냥 왔습니다.
저는 혜민 씨를 돋보이게 하는 보조 역할로만…. 하하!”

“둘 다 주인공이죠.
기타 없이도 흥겨운 분위기 만들 수 있죠?
김 작곡가 몸이 악기잖아요.”

“물론입니다. 하하!”

일일 매니저로 나선 가수 민서연 씨, 작곡가 김덕희 씨와 함께 셋은 반주도 없이 순식간에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일일 매니저로 나선 가수 민서연 씨, 작곡가 김덕희 씨와 함께 셋은 반주도 없이 순식간에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마침 이혜민 씨를 위해
일일 매니저를 자처한 선배 가수 민서연 씨도
분위기를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스튜디오에 선 셋,
기타는 물론 반주도 없지만
순식간에 흥겨운 무대가 되었습니다.

미래소년 코난의 가사처럼
‘헤엄쳐라 거친파도 헤치고,
달려라 땅을 힘껏 박차고’ 세상에 나선 이들의 우정에
새 희망이 넘실거리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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