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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수' 빈자리 '수퍼맨' 스펠맨

중앙일보

입력

오리온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꽂는 KGC 스펠맨(왼쪽). [사진 KBL]

오리온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꽂는 KGC 스펠맨(왼쪽). [사진 KBL]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는 요즘 ‘인삼 스테이트’라 불린다.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처럼 고감도 3점 슛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KGC, 골든스테이트처럼 3점쇼 #'인삼스테이트' 핵심, 2.8개 1위 #설린저 떠난 공백 메우는 중

KGC는 지난 19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3점 슛 29개를 던져 16개를 성공했다. 3점 슛 성공률 55%. KGC는 최근 4경기 연속 3점 슛 14개 이상을 꽂았다. 득점력도 무시무시하다. 최근 4경기 평균은 103점. 그 사이에 선두 부산 KT, 2위 서울 SK를 잡았다. 4연승을 달리며 3위(14승 9패)로 올라섰다.

KGC는 지난 시즌 ‘설 교수’라 불린 제러드 설린저를 앞세워 플레이오프에서 10전 전승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설린저는 떠났는데, 새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24·미국)이 ‘수퍼맨’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인삼 스테이트’의 핵심인 스펠맨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NBA 골든스테이트에서 뛴 적이 있다.

스펠맨은 올 시즌 경기당 3점 슛 2.77개로 전체 1위다. 오리온전에서는 3점 슛 5개 포함 29점을 몰아쳤다. KGC는 ‘불꽃 슈터’ 전성현, ‘코리안 어빙’ 변준형, ‘홍길동’ 문성곤까지 3점 슛 쇼를 펼친다.

사실 스펠맨은 시즌 초반 고전했다. 상대 팀의 힘 좋고 발 빠른 국내 선수가 막고 외국인 선수가 헬프 수비를 붙자 힘을 못 썼다. 스펠맨도 자신은 ‘공격하는 선수’이지 ‘패스하는 선수’가 아니라고 동료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최근 확 달라졌다. 김승기 KGC 감독은 “한국에서는 외곽에서만 플레이하면 안된다고 스스로 느꼈다. 오세근과 하이&로우 플레이를 하고,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를 하려 한다. 전성현 등 선수별 스타일도 알았고, 내외곽에서 다 해버린다”고 했다. 스펠맨은 오리온전에서 8어시스트, 17리바운드를 올렸다. 평균 득점 3위(21.9점), 리바운드 5위(10.3개), 블록슛 1위(1.8개)다.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KGC 스펠맨(오른쪽). [뉴스1]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KGC 스펠맨(오른쪽). [뉴스1]

다만 스펠맨은 경기 중 ‘욱’ 하는게 단점이다. 김승기 감독은 “화내는 게 아니라 혼자 흥분한 거다. 그것만 좋아진다면 엄청나게 도움이 될 거다. 플레이오프 때 흥분하면 마이너스가 될 텐데, 팀 동료 대릴 먼로가 코치처럼 자제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설린저와 스펠맨 중 누가 나을까. 김승기 감독은 “슈팅력, 리바운드 등 거의 비슷한데, 전부 다 보고 하는 스타일인 설린저가 게임 읽는 능력은 더 낫다”고 했다.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 등 김승기 감독이 뽑은 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성공했다. 그는 “2018년 매킨토시를 실패한 적이 있다. 운이 좋을 뿐”이라고 웃었다. 비결을 재차 묻자 “원래 직접 보지 않고는 안 뽑았는데, 코로나19가 터졌다. 영상만 보면 실력을 속을 수 있다. 영상을 계속 돌려보며 습관을 찾는다. 슛 피니시 동작과 캐치하는 게 좋으면 실패는 안 본다”고 했다.

화끈한 농구를 추구하는 김 감독은 “50~60점 넣는 구시대적인 농구 말고, NBA 트렌드에 맞추려 하고 있다. 농구가 인기를 얻으려면 슛은 어디서든 던져야 된다. 하프라인 넘으면 던지라고 하는데 스펠맨은 거리 상관없이 던진다. 선수들에게 20~30점 시원하게 지더라도 마음껏 쏘고 스틸하고 덩크슛하라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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