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공시가 동결' 이재명표 보유세 감세... 野 "선거용 땜질"

중앙일보

입력 2021.12.20 17:11

업데이트 2021.12.20 17:21

211220 공시가격 관련 당정협의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시가격 관련 제도개선 당정협의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 2021.12.20 임현동 기자

211220 공시가격 관련 당정협의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시가격 관련 제도개선 당정협의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 2021.12.20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일 당·정 협의회를 열고 양대 부동산 보유세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한시적 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발표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에 이어 ‘이재명표’ 부동산 감세를 연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시가 현실화 등 지금까지 추진해온 큰 정책 방향은 그대로 둔 채 ‘1세대·1주택·고령자 6만호 대상’ 등의 단서를 달고 내년에 한해 조정하겠다는 것이어서 선거를 앞둔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국민을 우습게 아는 조삼모사 땜질 처방”(허은아 수석대변인)”고 비판했다.

“모든 가능한 방법 검토”

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 개선 문제를 논의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부동산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 건강보험료 부담이 증가하고 복지 수급자가 탈락하는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운을 띄운 지 이틀 만에 열린 협의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다주택 양도세 (중과) 일시적 유예가 논란이 되고 있으나,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장부상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세 부담과 보험료 부담 등에 대해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장기거주 공제 확대 등 세 부담을 완화할 모든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211220 공시가격 관련 당정협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시가격 관련 제도개선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20 임현동 기자

211220 공시가격 관련 당정협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시가격 관련 제도개선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20 임현동 기자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공시가 변동에 영향을 받는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세부담 상한선 조정 ▶조정계수 도입 ▶세율 추가 조정 등 부동산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세부 대책이 폭넓게 논의됐다고 한다. 특히 내년 주택 보유세 산정에 올해 기준을 적용하는 공시가격 1년 한시 동결 방안 역시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복수의 당·정 관계자가 전했다. 이 경우 재산세·종부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공시가격에 연동된 각종 복지혜택 기준이 1년 더 유지된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서민, 중산층의 부담이 증가하지 않도록 재산세, 종부세, 건보료 등에 대해 제도별 완충 장치를 보강키로 했다”면서 “오늘 (정부와) 격론을 벌이며 이야기했다. 재산세 등 공시가액에 의해 올라가는 (국민 부담) 부분은 모든 가능한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내년 3월까지 그 (구체적) 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내 이견…전문가 “선거용”

이 후보의 연이은 감세 추진은 부동산 여론이 특히 악화돼 있는 서울지역의 지지율이 답보된 가운데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적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양도세에 이어 보유세가 조정 대상으로 거론된 이날 선대위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부동산정책이 방향은 맞았지만 너무 급진적으로 추진했다”(박영선 디지털대전환위원장)는 주장이 표출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정책이란 추진 방향이 아무리 옳아도 역풍과 부딪힐 때는 속도 조절을 해 가며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 공시지가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코로나 100조 추경!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단체-대선후보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20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 공시지가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코로나 100조 추경!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단체-대선후보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20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전까지 어떻게든 성난 부동산 민심을 잠재우겠다는 목표하에 민주당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정책 실현까지는 넘을 산이 많다. 당장 12월 임시국회 통과를 추진 중인 양도세 개편안에 대해서도 당내 이견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완화보다도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에 대한 당내 이견이 많다”면서 “오는 22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이 모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재산세·종부세와 연관된 공시가격 조정의 경우 실제 시행령 개정 또는 법안 통과가 빨라야 내년 3월 말이라는 점도 비판을 부르는 소재다. "대선 이후의 추진 과제임에도 ‘공약’이 아닌 ‘정책 선회’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날 박완주 의장은 “공시가 현실화 속도조절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이와 관련해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공시가 한시적 조정만으로는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기에 불충분하다”며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 자체를 다시 점검하지 않는 한,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선거에 국한해 정치적으로 던져보는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0일 열린 당정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세 부담을 완화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 게시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0일 열린 당정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세 부담을 완화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 게시판. 연합뉴스

선거용 땜질식으로 공시가를 내년 한 해 동결할 경우, 2023년 세금 인상분은 자칫 두 배로 튈 수 있다고 야당이 경고하고 나섰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보유세 폭탄에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모양인데, 그조차도 어이가 없다”면서 “민심부터 달래고 선거가 끝난 내후년에 한꺼번에 세금폭탄을 때리겠다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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