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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코로나에 '알바'만 사라진다…청년층 일용직 급감

중앙일보

입력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아르바이트 등 일용근로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상용·임시직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는 일용직 일자리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 일용직 10만명 넘게 줄어

11월 취업자 수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1월 취업자 수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통계청은 ‘11월 고용 동향’에서 지난달 전체 취업자 중 일용근로자는 123만8000명으로 지난해 11월(141만2000명) 대비 17만4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 2019년 11월(145만7000명)과 비교하면 감소 폭(-21만9000명)이 더 늘어난다. 전년 동월 대비 일용근로자는 지난 3월(4만1000명) 소폭 증가로 돌아섰다가, 2개월 만인 지난 5월(-2만명)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8월(-8만9000명)·9월(-12만1000명)·10월(-16만2000명)과 비교해서 감소 폭이 3달 연속 커졌다.

일용근로자는 근무 기간이 1개월 미만으로 주로 식당이나 건설 현장 등에서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는 최근 고용 시장 회복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전년 대비 지난달 상용근로자(1452만8000명→1513만9000명)는 61만1000명, 임시근로자(473만8000명→484만4000명) 10만6000명 오히려 늘었다.

11월 연령별 일용근로자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1월 연령별 일용근로자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일용근로자 감소는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실제 지난달 20대 일용근로자는 다른 연령에 비해 1년 새 가장 큰 폭(-7만2000명)으로 줄었다. 이어 50대(-6만4000명)·30대(-3만1000명)·40대(-2만3000명)·10대(15∼19세, -4000명) 순으로 많이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이라고 할 수 있는 20∼30대 일용근로자는 작년 11월보다 지난달 10만3000명 줄었다. 정부 노인 일자리 정책 영향에 60대 이상 일용근로자(1만9000명)만 소폭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사라진 ‘알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용근로자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이들이 많이 종사하는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줄어서다. 아직 정식 취업을 하긴 전인 경우가 많은 20~30대 청년층은 식당이나 편의점·PC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라고 불리는 일용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 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숙박·음식점업 종사자 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문제는 이런 청년층 아르바이트가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았다는 점이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10월 숙박·음식점업 종사자 수가 전년 대비 1만6000명 감소했다고 했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2월(-6만1000명) 처음 줄기 시작해 지난 10월까지 역대 최장인 21개월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기저효과(비교대상 통계 수치가 지나치게 낮아 왜곡되는 현상)가 있었지만, 올해에도 여전히 감소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숙박·음식점업은 대표적인 대면 서비스업종으로 특히 청년층이 많이 종사한다. 지난 10월까지는 ‘단계적 일상 회복’ 등 방역 완화 기대감에 숙박·음식점업 감소 폭이 말이 줄었지만, 이달부터 오미크론 변이 발생에 따른 방역 정책 강화로 일자리 감소 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일용직 감소 일시적 아냐”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곱창집에서 강정애(65) 씨가 정부의 고강도 거리두기 방침 예고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곱창집에서 강정애(65) 씨가 정부의 고강도 거리두기 방침 예고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는 이런 일용직 일자리 감소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추세에 접어든 것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더 길어지면서, 이들을 고용하는 자영업자가 한계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업황이 언제 회복할지 모르기 때문에 고용 인원을 줄이거나, 아예 기계 등 무인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었다. 실제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4만3000명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11월(146만2000명)과 비교해 8.1%(-11만9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12만명에서 421만7000명으로 소폭 늘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이미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자영업자가 일자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같은 높은 비용의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가 계속된다면 코로나19에서 회복하더라도 일자리가 예전 수준까지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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