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리뷰] '홈카페 끝판왕' 로스팅 머신을 찾고 있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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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홈카페 설치를 넘어 '홈 로스터'를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홈 로스팅을 하면 좋은 점은 같은 커피라도 로스팅을 하는 방식에 따라 혹은 로스팅한 날짜에 따라서 미세하게 달라지는 커피의 맛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 커피의 맛을 탐구하는 과정이랄까. 굳이 로스팅 수업을 듣지 않아도, 로스팅 초보자라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홈 로스터기가 필요하다면 이카와 사의 프로 브이 3(proV3)을 추천한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바리스타인 내가 실제로 오랜 시간 사용해본 결과 가격대비 성능·디자인·사용 만족도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는다.

이카와 pro V3 로스팅 머신. 한 번에 볶을 수 있는 원두의 용량 50g의 전기식 로스팅 머신이다. 전기식에 비해 연기가 덜 나서 가정용으로 적당하다. [사진 윤석준]

이카와 pro V3 로스팅 머신. 한 번에 볶을 수 있는 원두의 용량 50g의 전기식 로스팅 머신이다. 전기식에 비해 연기가 덜 나서 가정용으로 적당하다. [사진 윤석준]

리뷰할 로스팅 기는 무엇인가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카와(IKAWA) 사의 프로 브이3(proV3)입니다. 1배치 당 최대 50g의 생두를 로스팅해 40g(약 2잔 분량)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습니다. 배치 용량이 작아 대량으로 원두를 로스팅할 때 사용하기보다는, 생두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샘플 로스팅에 주로 사용되는 제품입니다. 나는 2020년 2월에 구입해 지금까지 2년 정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카와란 브랜드명은 아프리카 부룬디 어로 ‘커피’라고 합니다. 이카와의 창립자 앤드류 스톨디는 커피 생산지로 유명한 부룬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 후 영국 런던 왕립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던 시절에 커피 생산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이카와예요.

이카와 pro V3

‘배치’란 말이 낯설어요.

기계에서 한 번 로스팅할 수 있는 양을 말합니다. 즉 배치 하나에 50g의 생두를 로스팅할 수 있으면 이 기계의 배치 사이즈는 50g입니다.

외부도 심플해 집안 어디에 두어도 멋스럽다. 투명한 병에 로스팅된 원두가 떨어진다. [사진 윤셕준]

외부도 심플해 집안 어디에 두어도 멋스럽다. 투명한 병에 로스팅된 원두가 떨어진다. [사진 윤셕준]

로스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개인적으로 한잔의 커피가 되는 재료인 생두와 로스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커피에 대한 더욱 깊은 탐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로스팅 공부를 하고 싶어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로스터리에서 근무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로스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기에는 여건과 시간이 부족하더군요. 로스팅 기계를 구매하고 나서는 원하는 때마다, 원하는 만큼 로스팅 공부를 할 수 있어요. 어떨 땐 온종일도 했죠.

생두(위) 50g을 이카와 로스팅 머신으로 로스팅했을 때 나온 결과물, 원두(아래)다. 수분이 날아가면서 부피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시진 윤석준]

생두(위) 50g을 이카와 로스팅 머신으로 로스팅했을 때 나온 결과물, 원두(아래)다. 수분이 날아가면서 부피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시진 윤석준]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요.

로스팅 공부가 목적이어서 로스터리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제품을 찾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가스로 로스팅하는 비교적 큰 용량을 가진 로스팅 기를 구매했었어요. 하지만 집에서는 로스팅할 때 나오는 연기와 냄새를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로스팅 양이 많을수록 연기가 더 많이 나와요. 처음 구매한 로스팅 머신은 투입용량이 400g 정도였어요. 적은 양인 것 같지만, 이웃에 민원이 발생할 만큼 연기가 났어요.
그러던 중 이카와에서 v2에 이은 v3라는 새 버전의 로스팅 머신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죠. 심사위원에게 3잔의 브루잉 커피를 선보여 순위를 정하는 바리스타 대회 '월드 브루어스 컵'에서 많은 선수가 이카와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좋은 성적을 거둬 유명해졌어요. 이카와는 1배치당 50g의 용량을 로스팅할 수 있어요. 때문에 로스팅할 때 나오는 연기가 매우 적고, 전기식이기 때문에 콘센트만 있으면 어디에든 설치할 수 있어요. 집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어 한 마디로 '대만족'했습니다.

커피 좀 아는 사람들에게 이카와는 유명한 브랜드다. 월드 브루어스 컵 대회에서 많은 선수들이 이카와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사진은 2019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에서 1위를 차지한 두 지아 닝(가운데)이다. 그 역시 이카와를 사용한 원두로 서브해서 1위를 차지 했다. [사진 빈씬 매거진]

커피 좀 아는 사람들에게 이카와는 유명한 브랜드다. 월드 브루어스 컵 대회에서 많은 선수들이 이카와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사진은 2019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에서 1위를 차지한 두 지아 닝(가운데)이다. 그 역시 이카와를 사용한 원두로 서브해서 1위를 차지 했다. [사진 빈씬 매거진]

2019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에서 2위를 한 패트릭 롤프. 그도 이카와를 사용한 원두로 서브했다. [사진 커피 앤 애이프릴 유튜브 캡처]

2019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에서 2위를 한 패트릭 롤프. 그도 이카와를 사용한 원두로 서브했다. [사진 커피 앤 애이프릴 유튜브 캡처]

대만족이라고 하셨는데,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인가요.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 로스팅 성능이 뛰어나 원두가 맛있게 볶아지고 디자인이 컴팩트하고 멋스러워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합니다. 함께 제공되는 전용 펠리케이스에 수납하면 이동하기도 수월해요. 전기를 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휴대해서 로스팅할 수 있습니다. 커피 스터디 모임에도 종종 가져가서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로스터기를 사용하나요.

최근 홈카페 커뮤니티에 ‘홈로스터’가 많이 늘었어요. 나처럼 커피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데도 어마어마한 상업용 장비를 집에 구비하기도 하고요. 집에서 로스팅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한잔의 커피에도 ‘자신의 손맛’을 담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나는 요리를 할 때도 재료 선택부터 플레이팅까지 내 손으로 완성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파스타 소스도 토마토 페이스트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신선한 토마토를 사서 직접 만들려고 해요. 수고스럽지만 이렇게 만든 결과물에 더 큰 성취감을 느끼거든요.

이카와 pro V3는 전용 캐리어가 딸려 있다. 팰리 케이스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휴대해서 어디서든 로스팅이 가능하다. [사진 윤석준]

이카와 pro V3는 전용 캐리어가 딸려 있다. 팰리 케이스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휴대해서 어디서든 로스팅이 가능하다. [사진 윤석준]

팰리 케이스 내부. [사진 윤석준]

팰리 케이스 내부. [사진 윤석준]

이 로스팅기는 로스팅을 배우지 않은 일반인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까요.

기기와 연동된 어플(이카와 프로 앱)을 다운받으면 쉬워져요. 국내외 이카와 사용자들의 프로파일을 데이터로 로스터기가 자동으로 로스팅을 진행합니다. 따로 로스팅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죠. 다만 공부를 병행하면 좀 더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초보 운전자도 스포츠카를 운전할 수는 있지만 탐구하지 않으면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는 어렵잖아요. 이카와 로스터기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약간 공부해도 좋고요.

집에서 사용할 로스터기를 구매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둬야 할까요.

원두 소비량에 맞는 배치 사이즈를 고려하세요. 생두는 잘만 보관하면 1년 가까이 향미가 손실되지 않지만, 볶아진 상태의 원두는 서서히 향미가 사라지게 됩니다. 오래된 원두에서 밋밋하고, 종이 같은 텁텁한 맛과 향이 나는 걸 느껴본 적 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원두의 권장 섭취 기간인 ‘상미 기한’ 동안 원두를 모두 소비하는 게 좋습니다. 내가 일정 기간 어느 정도 원두를 소비하는지를 따져서 그 양에 맞는 로스팅 머신을 구매하는 게 좋아요. 보통 한번 로스팅한 원두는 평균적으로 상미기한이 14일 정도예요.

이카와로 로스팅하고 있는 모습. 로스팅과 관련된 수치와 그래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어플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생두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고 이 데이터는 저장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사진 윤석준]

이카와로 로스팅하고 있는 모습. 로스팅과 관련된 수치와 그래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어플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생두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고 이 데이터는 저장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사진 윤석준]

로스팅 프로파일 데이터를 수정하고 있다. 수정한 데이터로 로스팅을 진행할 수 있다. [사진 윤석준]

로스팅 프로파일 데이터를 수정하고 있다. 수정한 데이터로 로스팅을 진행할 수 있다. [사진 윤석준]

이카와 로스팅기를 만든 메이커를 칭찬한다면요.

작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좋은 로스팅 성능을 갖추고 있어 어디서든 프로페셔널한 로스팅을 가능하게 해줬어요. 원두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로스터의 감각과 주관만 의존했던 기존의 샘플 로스팅 방식을 크게 변화시킨 계기가 되었거든요. 물론 가정에서 사용할 때도 여러 장점이 많습니다.

국내에서도 살 수 있나요. 

말코닉이나 안핌 등의 유명한 커피 그라인더를 정식수입하고 있는 기정인터내셔날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해요. 최근 확인해보니 583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실 덜컥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죠. 하지만 원두업체에서 샘플 로스팅 머신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납니다. 가격을 평가하는 관점은 다양하겠지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좋은 로스팅기를 원한다면 눈여겨 볼 만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해 본 경험에 비춰 성능과 디자인, 편의성 측면에서 모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거든요.

누구에게 권하고 싶나요.

로스팅을 경험하거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 집에서 커피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커피 마니아라면 만족할 만한 성능의 로스터기로 추천합니다. 생두 샘플링을 효율적으로 하고 싶은 로스터리 운영자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인이 생두를 구입하기 좋은 곳을 추천해주세요. 

'커피리브레'와 '모모스커피'를 추천해 드립니다. 좋은 품질의 생두를 소분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생두 구입요령이라면, 생두는 1kg 단위로 구매하시길 권합니다. 일반적으로 생두의 최소 판매 단위가 1kg인 이유도 있지만 집에서 보관하기가 까다로워요. 온도는 23도, 습도는 60% 정도가 최적의 상태에요. 와인셀러에 보관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주문을 하는 편입니다. 커피리브레와 모모스커피에는 최적의 생두 보관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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