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년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전 배치할 것이란 미국 군사전문가의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지난 10월 실제로 기동하는 잠수함에서 처음으로 SLBM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지만, 실전 배치 단계까진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중앙일보 10월 21일자 1면〉
닉 한센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연구원은 ‘핵 탑재 가능 미사일’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런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아시아ㆍ태평양 핵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APLN)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재래식 동력 잠수함(로미오급)을 3개의 발사관을 가진 잠수함으로 개조 중”이라며 “내년에는 실전 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로미오급 개량형 잠수함은 아마도 북극성-3호를 탑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10월 북한이 바지선에서 수중발사에 성공한 북극성-3호(KN-26)는 2단 고체연료 미사일이다. 당시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하면서 최대 비행고도는 910㎞, 비행거리는 450㎞였다. 이를 정상 발사로 환산하면 최대 사거리는 1900㎞에 이른다.
동해에서 발사할 경우 일본 열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지만 3000㎞ 밖의 미국령 괌까지 이르진 못한다. 하지만 잠수함이 원해로 나갈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북한의 의도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6개의 발사관을 갖춘 원자력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10월 고래급(2000t) 잠수함에서 발사한 SLBM은 최대 사거리가 600㎞ 정도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개량형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북한 공군이 중력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최소 2종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항공기가 폭탄이나 핵미사일을 운반하기 위해 개조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공개된 자료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