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실효세율 1등공신, 文정부가 투기꾼 내몬 다주택자[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1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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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강화로 가격·주택 보유수에 따라 시세 대비 보유세 부담 격차가 30배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종부세 강화로 가격·주택 보유수에 따라 시세 대비 보유세 부담 격차가 30배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보유세 실효세율

고가주택 다주택자와 저가주택 1주택자간 집값 대비 세금 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세 대비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비율(실효세율)을 말한다. ‘징벌적 수준’이라는 비판을 나올 정도로 강화된 종부세 영향이다.

김종필 세무사의 세금 모의계산과 본지 추정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 공시가격 1위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 407㎡(이하 전용면적) 공시가격이 163억2000만원이다. 보유세가 4억원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반영해 추정한 시세가 200억원이면 실효세율이 2%다.

공시가 1위 보유세 실효세율 2% 

올해 공동주택 전국 평균 공시가격이 2억5300만원이다. 보유세가 추정 시세(3억6000만원)의 0.1%인 36만원이다.

두 집의 실효세율 차이가 20배다. 실효세율 격차에 종부세가 결정적이다. 더펜트하우스청담 보유세 중 종부세가 3억4000여만원으로 85%를 차지한다. 종부세는 1주택자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 11억원 초과분에 과세하는 세금이다. 세율이 0.6~3%로 11억원 이하에 내는 재산세(0.05~0.4%)보다 훨씬 높다. 공시가격이 올라갈 수록 종부세가 뛰면서 보유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재산세 세율이 가장 낮은 구간(0.05%)에 해당하는 공시가격 1억원의 실효세율은 0.08%에 불과하다. 재산세가 12만원이고 추정 시세가 1억5000만원이다.

시세 대비 크게 늘어난 다주택자 세금.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세 대비 크게 늘어난 다주택자 세금.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공시가격을 시세에 가깝게 올리는 현실화도 고가·저가 주택간 실효세율 차이를 키웠다. 올해 전국 평균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이 70%이지만 시세 30억원 초과가 80%대이고 15억~30억원이 75% 정도다. 현실화율이 높을 수록 공시가격이 높아져 세금이 많아진다.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종부세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선 2주택 이상, 이외에선 3주택 이상 보유한 사람에 1주택자의 거의 2배인 중과 세율(1.2~6%)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강남 2주택자 실효세율, 저가의 30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 84㎡ 두 채를 가진 다주자택자를 대상으로 모의계산해봤다. 올해 공시가격 합계가 45억100만원이다. 보유세가 종부세 1억2400만원, 재산세 1500만원 등 1억3900만원이다. 실효세율이 2.4%로 예상된다. 공시가격 1억원 실효세율의 30배다.

실효세율 격차가 올해 대폭 확대됐다. 고가주택에선 종부세 세율이 상향 조정된 반면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재산세율이 특례세율 적용으로 0.05%포인트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크로리버파크·은마 2주택자의 실효세율이 1.2%였다. 전국 평균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의 실효세율이 0.12%로 올해보다 높았다. 공시가격이 2억1000여만원에서 올해 2억5000여만원으로 올랐지만 세율이 내려가면서 재산세가 37만원에서 36만원으로 줄었다.

현 정부 초기 종부세 다주택자 중과를 도입하기 전인 2018년엔 실효세율이 많이 차이 나지 않았다. 전국 평균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0.12%이고 아크로리버파크은마 2주택자가 0.43%였다.

종부세 세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종부세 세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재산세 세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재산세 세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현 정부 이후 추이를 보면 2018년 이후 올해까지 3년 새 전국 평균 공시가격이 35.6% 올랐지만 재산세는 12.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아크로리버파크·은마 두채 시세가 43%, 공시가격이 76.4% 각각 상승했다. 보유세가 1730만원에서 1억3940만원으로 7배 뛰었다. 이중 종부세가 940만원에서 1억2400만원으로 13배 치솟았다.

국내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이 낮다며 보유세 강화 주장 목소리가 크다. 정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보유세 실효세율이 0.17%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5개국 평균(0.44%)의 절반 이하다.

다주택자 종부세 2조7000억 

하지만 현재 주택 실효세율은 2018년보다 많이 오른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이후 올해까지 전국 주택시가총액이 4314조원에서 5722조원으로 32.6% 증가했지만(한국은행) 본지 추정 결과 같은 기간 보유세가 5조원에서 12조원으로 140% 늘어난다. 주택시가총액 대비 보유세 비율이 2018년 0.12%에서 지난해 0.14%로 오른 데 이어 올해 0.2%를 넘어설 전망이다.

실효세율 추이

실효세율 추이

실효세율 상승의 1등 공신이 다주택자다. 보유세에서 종부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8.9%에서 올해 40%를 넘길 것 같다. 올해 고지된 종부세가 5조7000억원이다. 올해 종부세의 절반(2조7000억원)을 다주택자가 낸다. 1주택자 종부세는 7000억원 정도다. 나머지는 법인 몫이다.

다주택자는 자치단체 살림의 주요 재원이지만 현 정부에서 ‘투기꾼’으로 몰리고 있다. 재산세가 자치단체가 쓰는 지방세이고 국세인 종부세도 전액 교부금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배분된다. 세금을 많이 내면 칭찬을 받지 못할 망정 벌금을 내는 범죄자 취급을 받는 셈이다.

정부는 보유세 실효세율 제고를 강조하면서 고가주택과 다주택자 세금만 잔뜩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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