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인사이드]무기 부품과 재료도 안보적 측면에서 공급망 살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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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국가 안보를 위해 극히 경우를 제외하고 중국산 DJI 드론 사용을 금지했다. dji.com

미 국방부는 국가 안보를 위해 극히 경우를 제외하고 중국산 DJI 드론 사용을 금지했다. dji.com

우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이어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을 겪으면서 공급망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부품이나 재료에 대한 공급망 문제는 부품, 소재, 그리고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안보 문제로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은 국방에서 중국에 의존하는 소재를 자체 생산하고, 싼 가격 때문에 써오던 장비를 퇴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자원 무기화 노리는 중국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란을 일으켰던 요소수 같은 기초적인 소재는 물론이고, 발전기에 들어가는 자석 등 다양한 부품과 재료를 만드는 것은 모두 자원이다. 특정 국가가 세계적인 공급망을 쥐고 흔들 경우 경제는 물론이고 안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을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 육군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을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 육군

공급망을 뒤흔들려는 곳으로 중국이 있다. 중국은 다양한 자원이나 부품 등을 세계 각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희토류는 상당량을 공급하고 있다. 희토류는 이름 그대로 매우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원소를 말하는데, 17개 원소가 여기에 속한다.

희토류는 전기 자동차, 풍력발전기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과 레이저 등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점차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매장량이 적고 채굴에 많은 환경 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은 채산성 문제를 이유로 채굴을 중단했고, 중국이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희토류를 무기로 사용한 적이 있다. 2010년 9월, 영유권 분쟁이 있는 동중국해 지역에서 일본이 조업하던 중국 배를 나포, 선원들을 구금하자 수출 금지를 내렸다. 일본은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입이 막히자 중국 선원들을 풀어줬다.

중국은 자국에서 나는 자원만 무기로 삼는 것이 아니다.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를 전 세계 공급량의 85%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는 코발트가 많이 매장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것도 포함된다. 중국 기업들은 콩고민주공화국내 코발트 광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사들인 아프리카의 자원도 무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안보 측면에서 관리하려는 미국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환경 오염 문제로 채광 비용이 높아지자 국내에서 생산을 중단했었다. 그러다가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에 2010년대 초반부터 대책을 세우려 했지만 실패했다.

미국의 첨단 F-35 전투기에도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한 자석이 들어간다. 미 공군

미국의 첨단 F-35 전투기에도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한 자석이 들어간다. 미 공군

당시, 중국에서 들여오던 전투기 생산에 필요한 자석의 수입을 중단하려 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는 곳을 찾지 못했고 F-35 전투기용 자석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을 허용해야 했다.

희토류는 다양한 무기 생산에 필수적이다. 2012년 미 의회 자료에 의하면,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에는 9,200 파운드(4,170kg),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는 5,200 파운드(2,360kg), 그리고 F-35 전투기에는 920 파운드(417kg)의 희토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정밀 유도미사일, 레이저, 위성통신, 레이더, 소나 등 다양한 군사장비에 들어간다.

2021년 7월,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그동안 환경 오염 문제로 자국내 매장 자원을 처리하지 못하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 등을 이용한 분리 및 정련 기술을 개발하여 희토류를 자국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중국 의존 끊기는 희토류만이 아니다. 미 하원 군사위 국방 핵심 공급망 테스크포스는 미 국방부에게 공급망의 위험을 파악하고 중국에서 수입되는 자재를 줄일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미국은 국방부가 안보 관련 임무에 중국제 DJI 드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행정부는 중국의 5G 개발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는 등 중국에서 들여오는 자재나 장비를 끊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도 안보 차원에서 공급망 관리해야

공급망 관리 문제는 미국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손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산 첨단 무기가 늘어나고 있고, 수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도 중국이 언제 어떤 핑계로 희토류 판매를 금지할 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육군이 도입 중인 아미 타이거 4.0 장비들.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미래 지상전투체계로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과 함께 육군을 대표하는 3대 전투체계이자 모든 체계를 아우르는 최상위 전투체계다. 이처럼 군의 첨단화가 이뤄지면서 공급망 관리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시진공동취재단

육군이 도입 중인 아미 타이거 4.0 장비들.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미래 지상전투체계로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과 함께 육군을 대표하는 3대 전투체계이자 모든 체계를 아우르는 최상위 전투체계다. 이처럼 군의 첨단화가 이뤄지면서 공급망 관리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시진공동취재단

첨단 무기만 그런 것도 아니다. 법적 미비를 이유로 우리 안보를 저해할 수 있는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장비들이 군에 납품되고 있다. 일례로, 특전사에 납품된 특수작전용 칼은 미국 회사 제품을 무단으로 복제한 중국제 제품이었다. 해안 경계용 감시 카메라는 국내 제품을 납품하기로 했지만, 일부 부품이 중국제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에서 사용을 늘리는 드론도 중국제 부품 의존이 심각하다. 올해 11월 한국국방연구원은 '드론봇 전투체계 후속군수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국내 상용드론 제작업체들 다수가 중국의 값싼 부품을 구매해 국내에서 조립해 판매하고 있는 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어떤 이유를 붙여서든 우리 군에 납품된 장비나 부품의 수출을 막는다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대책은 없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면 공급망 관리도 경제적 측면과 함께 안보적 측면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첨단 무기뿐만 아니라 비무기 체계로 불리는 전력지원물자에 대해서도 철저한 인증과 감시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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