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회문제 감성으로 버무린 소설집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67호 21면

이대 나온 여자

이대 나온 여자

이대 나온 여자
양선희 지음
독서일가

책 속 단편소설 5편을 한달음에 읽으며, 지난 10년 동안 작가가 어떻게 단편을 쓰지 않고 견뎌냈을까 의문이 들었다. 이들 단편은 모두 10년 전 작가의 등단 전후로 쓰인 것들이다. 물론 그동안 장편을 몇 편 써냈고 기자로 일하면서 단편까지 추가하기가 녹록찮았을 테지만, 잠시도 쉬지 못하는 작가의 열정을 알기에 들 수밖에 없는 의문이었다.

작가는 트렌디한 주제에 집착하는 요즘 젊은 작가들과 달리, 다양한 키워드에 관심을 갖는다. 직업병이 틀림없는데, 이 책에서도 학벌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비혼모, 파생상품, 동성연애 등 각종 사회 현상들을 과장 없는 시각으로 담담히 짚어낸다.

이는 역설적으로 기자에게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사회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조금은 과장이 섞이기 쉬운 까닭이다. 그렇다면 작가가 기자적 글쓰기와 작가적 글쓰기를 성공적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날카로운 기자적 문제의식을, 따뜻한 작가적 감성으로 버무려 맛있으면서도 영양 풍부한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가의 머릿속에 있을 많은 단편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