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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아들, 도박 의혹 실형 가능성 낮아…상습인지 불분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강원 원주에 위치한 식음료기업 서울F&B 원주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강원 원주에 위치한 식음료기업 서울F&B 원주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진 장남 이 모씨(29)와 관련해 사과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상습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실형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성배 변호사는 17일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씨에 대한 고발장이 서울경찰청에 접수돼 상습도박, 그리고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게 됐다”며 “고발장이 서울청에 접수된 것 외에도, 이미 언론을 통해 이 사안이 널리 알려져 있고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이라 경찰 직권으로라도 인지의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실형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변호사는 “일단 상습도박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라며 “이 후보의 아들이 상당 기간 도박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긴 하지만, 수사로 어느 정도까지 밝혀낼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 개 이상의 게시글을 자백으로 볼 여지는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그 글 내용이 모두 하나하나 도박 행위에 대한 자백인지 여부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자백만으론 처벌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자백보강법칙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보강증거가 반드시 확보돼야 하는데, 보강증거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상당히 미지수”라며 “물론 온라인 도박은 계좌 이체내역을 통해 비교적 용이하게 증거를 수집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도박은 과거의 일인 이상 입증이 쉽지가 않다. 오프라인 도박이 적발되는 경우는 현장에서 적발되거나 도박 참가자들을 확인하면서 적발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변호사는 “사실관계가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도박 횟수나 성질과 방법, 도금의 규모, 경제상태 등을 고려해서 상습도박인지 여부를 판별해야 한다”라고도 지적했다.

또 “어떤 사건이든 가벌성(어떤 잘못에 대해 처벌을 할 수 있는 특성)의 문제가 있다. 과거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현재 범행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가벌성은 낮아지게 되고, 과거에 저지르던 범죄를 현재까지 이어서 계속 저지르고 있다면 가벌성은 높아지는 것”이라며 “만일 이 후보 아들이 지금도 도박을 감행하고 있고 상습도박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심지어 그 도박 금액 규모가 억대 도박이라고 하더라도 동종전과가 있지 않은 이상, 현재까지 우리나라 판례상 벌금형이 선고된 적은 없다. 상한은 집행유예”라고 덧붙였다.

반면 상습도박으로 볼 여지가 적지는 않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민주당 측에서 나온 이야기를 그냥 그대로 받아서 이야기하면 한 2019년부터 2020년 7월 정도까지라고 처음에 말이 나오다가 최근 현재까지도 도박과 관련된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 사실상 기간이 그렇게 짧지 않다는 점, 그리고 불법적인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을 불법도박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는 점, 이런 점 등을 고려한다면 단순도박을 넘어서 상습도박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게 일반적인 도박인지 상습도박인지, 도박의 횟수가 얼마인지, 1회 금액이 얼마인지에 따라서 형량은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라며 “법리적 검토는 경찰에서 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기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아들을 상습도박,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뒤 접수증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기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아들을 상습도박,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뒤 접수증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마사지 업소엔 갔으나 성매매는 안 했다는 李 아들…“성매매 의혹 충분히 제기될 상황”

한편 이 후보 장남이 유사 성행위를 하는 불법 마사지 업소를 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이 후보는 “아들이 성매매는 안 했다고 한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 변호사는 “이 후보 아들이 올린 게시글 후기 내용으로 봐서 성매매 의혹이 충분히 제기될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게시글 자체가 성매매 자백인지 여부는 아직은 불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매매는 도박사건보다 보강증거 확보가 더 어렵다. 보강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출입기록이나 결제 내역, 업체와의 연락 내역 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역시 과거 게시글인데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상당히 의문이라 도박 사건보다 성매매 의혹 사건은 수사 개시가 더 어려워 보인다. 더 유의미한 정황이 나와야 그제야 입건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승 위원은 “민주당 측에서 ‘어린 마음에, 치기 어린 마음으로 올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후보자 아들 나이를 고려하면, 과연 30대 가까운 29세의 나이가 하는 행동이 치기 어린 행동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국민께서 판단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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