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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탈원전 정책 선회하나...내일 국민투표, 탈핵ㆍ친미 노선 시험대

중앙일보

입력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룽먼(龍門)에 위치한 제4원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안전 논란이 제기되면서 2014년 공사가 중단됐다. [중국신문망 캡쳐]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룽먼(龍門)에 위치한 제4원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안전 논란이 제기되면서 2014년 공사가 중단됐다. [중국신문망 캡쳐]

대만의 탈원전 정책이 다시 국민의 심판대에 올랐다. 18일 대만 전역에서 제4원전 재가동 등 4가지 안건에 대한 국민 투표가 실시된다. 성장 촉진 사료를 사용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여부도 포함됐다. 임기를 2년 남긴 차이잉원 정부의 탈핵ㆍ친미 노선에 대한 중간 평가다.

이번 국민투표의 첫 안건이 ‘제4원전 재가동 찬성’ 여부다.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룽먼(龍門)에 위치한 제4원전은 지난 1999년 3월 건설을 시작했으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안전 논란이 제기되면서 2014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대만 원전 문제는 7년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16년 집권한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2025년까지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을 중단시킨다'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2018년 국민투표까지 간 끝에 전체 유권자 29.84%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대만은 3개의 원전과 6개의 원자로에서 대만 전력의 12.8%(303억 4200kWH)를 생산중이다.

그리고 2019년 8월 다시 제4원전 재가동을 요구하는 국민투표 안이 30만 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 채택돼 2년 만에 다시 대만인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대만여론재단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도 찬성 43.5%, 반대 45.9%로 반대가 오차범위 내 2.4%포인트 높았다. [타이완뉴스 캡쳐]

대만여론재단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도 찬성 43.5%, 반대 45.9%로 반대가 오차범위 내 2.4%포인트 높았다. [타이완뉴스 캡쳐]

현재까지 실시된 여론 조사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만 방송사인 TVBS가 지난 1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원전 재개 찬성이 41%, 반대는 44%로 나타났다. 앞서 대만여론재단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도 찬성 43.5%, 반대 45.9%로 반대가 2.4%포인트 높았다.

대만 매체인 나우뉴스가 실시간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투표에선 17일 낮 12시 기준 찬성 62.52%, 반대 37.48%로 제4원전 재가동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상태다. [나우뉴스 캡쳐]

대만 매체인 나우뉴스가 실시간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투표에선 17일 낮 12시 기준 찬성 62.52%, 반대 37.48%로 제4원전 재가동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상태다. [나우뉴스 캡쳐]

반면 대만 매체 나우뉴스가 실시간 진행 중인 온라인 투표에선 17일 낮 12시 기준 (현지시간) 찬성 62.52%, 반대 37.48%로 원전 재가동 지지 여론이 높은 상태다.

찬성 측에선 ▶2018년 국민투표서 탈원전 정책 부결 ▶대만 전력 공급 부족 ▶핵폐기물 처리 기술 확보와 활성단층 35km 이격 등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반대 측은 ▶핵폐기물 처리 문제 답보 ▶원전 지질 조건 재조사 필요, 부품 수급 차질로 공사 재개에 최소 7년 이상 소요 ▶ 신재생에너지 개발 비중 상승 등을 앞세운다.

쑤전창 행정장관은 대만 의회에서 “4원전 재개 주장은 근본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재건설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신문망 캡쳐]

쑤전창 행정장관은 대만 의회에서 “4원전 재개 주장은 근본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재건설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신문망 캡쳐]

이같은 탈원전 논란은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과 야당인 국민당의 대리전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쑤전창(蘇貞昌) 대만 행정장관은 의회에서 “4원전 재개 주장은 근본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이미 제조사와 건설 계약 기간이 만료돼 연료봉도 돌려보냈다. 재건설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베이 원전에 사고가 발생하면 북부 천만 인구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국민당 출신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은 거리를 돌며 “세계는 이미 원전이 대세”라며 “최근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긴 사고에서 보듯 전력난 해결을 위해선 제4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당 출신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은 17일 거리를 돌며 “세계는 이미 원전이 대세”라며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제4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우뉴스 캡쳐]

국민당 출신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은 17일 거리를 돌며 “세계는 이미 원전이 대세”라며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제4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우뉴스 캡쳐]

전역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여론 조사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 결과도 발표됐다. 대만여론재단 유잉룽(游盈隆) 회장은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서 20~34세 응답자의 57.5%가 원전 재가동에 찬성했고 39.4%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총 유권자의 2.4%에 불과한 청년층이 국민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총통 선거에서 같은 연령대의 66%가 차이잉원 후보를 지지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라며 “청년층 유권자가 차이 정부의 반대편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탈원전에 대한 여론이 차이잉원 정권에 대한 재신임 여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국민투표의 총 투표자 수는 1988만2378명이며 이중 찬성인 수가 전체 투표자 수의 25%(498만)를 넘어서야 통과된다. [중국신문망 캡쳐]

대만 국민투표의 총 투표자 수는 1988만2378명이며 이중 찬성인 수가 전체 투표자 수의 25%(498만)를 넘어서야 통과된다. [중국신문망 캡쳐]

이와 함께 성장 촉진제인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문제도 국민 투표에 오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대(46%)가 찬성(37%)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가운데(16일,TVBS) 차이잉원 정부는 “100여 개국이 수입중이고 국제기준 부합한다”며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민투표를 대선일과 동시에 실시하는 안과 천연가스 저장시설 이전 여부도 투표에 부쳐진다.

국민투표는 18일 오전 8시부터 4시(현지시간)까지 실시되며, 총 투표자 수는 1988만2378명이다. 이중 찬성인 수가 전체 투표자 수의 25%(498만)를 넘어야 안건이 통과된다. 국민투표는 2년에 1번씩 치러지며, 당초 8월 28일 열릴 예정이던 이번 투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4개월 가까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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