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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 11개월째 공석...NBC “양국간 긴장 촉발, 한국인들 모욕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펜타곤에서 의장대가 한미 양국 국기를 옮기고 있다. [AP]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펜타곤에서 의장대가 한미 양국 국기를 옮기고 있다. [AP]

바이든 행정부가 주한 미국대사 지명을 하지 않고 있어 한미 양국간 긴장이 촉발되고 있다고 미국 N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1월 임기를 마친 해리 해리스 대사가 떠난 이후 11개월째 공석이다.

미 NBC방송은 이날 복수의 전·현직 행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은 왜 주한 대사가 없나’(Why doesn't the U.S. have an ambassador to South Korea?)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NBC는 보도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국 대사 지명 지연으로 오랜 우방인 두 나라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는 게 복수의 전·현직 행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한 전직 행정부 고위 관리는 “지난 몇 달 동안 이것에 대한 북소리가 있었고, 이제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이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수미 테리우드로윌슨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장도 “한국 관리들은 미국 관리들과 여러 차례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의회 관계자는 “한국인들은 아직 아무도 지명되지 않은 것에 대해 모욕감(insulting)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고 NBC는 보도했다.

NBC는 주한 미국대사의 부재가 한반도 관계에서 중요한 순간에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종전선언 등을 예로 제시했다.

한 전직 백악관 관리는 한국의 향후 대북 외교 접근법이 위태로운 가운데,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주한 미국 대사가 없는 게 시기가 좋지 않은 또 다른 이유로 지적했다.

NBC는 한국의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에는 미국대사가 지명됐다는 사실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베테랑 외교관인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과 람 이매뉴얼 전 시키고 시장을 각각 주중 미국대사와 주일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전직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 후보조차 없이 일본과 중국에 후보자를 두는 것은 모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대사가 아직 임명되지 않거나 지명되지 않은 국가가 한국만 있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따라야 할 과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지 일본과 중국의 대사가 결정됐다고 해서 과정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고 NBC는 보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현실적인 이유로 주한 미국대사가 곧 결정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주한 미국대사의 공석과 한국인들의 우려에 대해 묻는 질문에 예고할 인사 발표는 없다고만 말했다고 한다.

NBC는 이같은 지연 이유 중 하나로 테드 크루즈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운송 파이프라인인 ‘노드 스트림2’를 후원하는 러시아 회사 등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를 가하도록 요구하면서 상원에서 대사 인준을 막고 있는 것을 들기도 했다.

한 의회 관계자는 “어떠한 주한 미국 대사 후보도 공화당에 의해 (임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명자가 있는 것은 신뢰를 구축하고 한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헌신을 보여주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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