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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서 북·미 만남? 美관료 "고려할 가치 없는 질문"

중앙일보

입력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1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정세협의회(WAC)가 한국 국제교류재단(KF) 로스앤젤레스(LA)사무소 후원으로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내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이 북미 대화를 재개하는 계기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중 간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물꼬를 트는 구상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미국 관료가 공개석상에서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한 셈이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베이징 올림픽이 북미 간 관여 기회가 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좀 고려할 가치가 없는 질문(moot question)"이라고 말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올림픽을 북한 사람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것과 관련해 한 가지 복잡한 요소가 있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북한도 국가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는 사실을 지적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신장지역에서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정부 관료들을 베이징에 보내지 않겠다고 결정했고, 북한은 올여름 도쿄올릭핌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북한 양측 고위 인사들이 베이징에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북미 간 만남이 성사될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고려할 가치가 없는 질문"이라는 것이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내년 5월 퇴임하는 문 대통령이 자신의 유산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서 "청와대를 떠나기 전 북한 문제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는 것보다 그를 더 행복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램버트는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북한과 진전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이 우선순위였다면서 한국은 평창올림픽 개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기반으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도록 설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한·일 갈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면한 커다란 도전"이라며 "20세기에 일어난 비통함과 끔찍한 일들이 절대 사라지지 않겠지만 21세기에 우리 모두 공유하는 도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이들은 이 역사적 문제들이 상호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면서 역사적 문제가 현재 협력할 능력을 위태롭게 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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