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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마약성 진통제 때렸다…中업자에 500만 달러 현상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재무부가 마약성 진통제의 불법 제조 및 유통에 관여한 중국인 및 기업·단체 제재에 나섰다.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이 불법 약물 중독으로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구매할 수 없다. [AFP=연합뉴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구매할 수 없다. [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글로벌 불법 마약 거래와 관련한 외국인 제재 행정 명령에 따라 중국 등 4개국의 개인 10명과 기업·단체 15곳 등 총 25곳에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이들 제재 대상은 불법 약물을 생산해 미국으로 유통했거나, 관련 활동에 관여한 혐의다. 재무부는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은행 거래는 전면 차단했다.

이번 제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외국의 불법 의약품 유통 조직에 대한 단속을 용이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많은 미국인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과 합성 진통·마취제인 ‘오피오이드’ 등 불법 유통된 약물로 중독과 사망에 이르고 있다”며 “마약 밀수와 관련된 외국인이 누구이든, 왕족이나 카르텔과 연계되어 있든 말든 상관하지 말고 전원 제재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인 1명에 현상금 59억…“세계 최대 근육증강제 제조업자”  

이번 제재 명단에는 중국 국적의 마약 밀거래업자 1명과 상하이 고속정밀 화학 등 기업 4곳이 포함됐다. 미 당국이 주시한 인물은 중국인 추언 팻 입(68) 이다.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추언은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마약밀매 조직(DTO)을 이끌고 있다.

그는 펜타닐을 비롯해 근육증강제로 쓰이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미국으로 유통했다. 또 온라인으로 펜타닐 제조에 사용하는 전구체(원료 물질) 등을 주문받아 전 세계 일반인과 기업에 판매했다. 모두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살 수 없는 약물로 미국에서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법 유통되며 공중보건 문제로 심화됐다. 재무부는 추언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업자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약물 복용이 금지된 직업 운동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근육을 강화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약물 복용이 금지된 직업 운동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근육을 강화한다. [로이터=연합뉴스]

텍사스 북부 검찰청은 이미 지난 2018년 9월 추언을 마약 범죄 관련 5가지 혐의로 그를 연방 법원에 기소했다. 당시 기소장에 따르면 추언은 5년 동안 약 2억8000만 달러(약 3300억 원)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생산하고, 펜타닐 전구체를 소포를 이용해 전 세계로 유통했다. 검찰은 추언이 2015년 무역 박람회 참석 및 마약 거래 협상을 위해 미국을 다녀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를 이용해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추언 소유의 비트코인 230만 달러(약 27억 원)어치를 압수했다. 재무부는 이날 추언에 최대 500만 달러(약 59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추언을 추적해 온 채드 미샴 검사는 “추언은 마약성 진통제를 미국인에 판매해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챙겼다”며 “미국에 외국인이 들여온 불법 마약이 범람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상하이 고속정밀 화학, 허베이 환하오 생명공학, 허베이 아툰 무역, 우한 위안청 공추앙 테크놀로지 주식회사 등 총 4곳과 브라질 최대 범죄조직 PCC와 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 및 DTO, 콜롬비아 DTO 등이 같은 혐의로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美, 한해 10만 명 마약성 진통제 중독으로 사망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 등 4개국의 개인 및 단체 25곳을 불법 마약 유통 혐의로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 등 4개국의 개인 및 단체 25곳을 불법 마약 유통 혐의로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미 당국의 이번 조치는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으로 사망에 이르는 미국인이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지난 1년간 10만 명 이상이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약단속국은 그 배경에 온라인 판매의 허점을 이용한 DTO의 불법 유통 문제를 지적했다.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마약성 진통제의 주 생산국은 멕시코지만, 원료 공급처는 중국으로 파악됐다. 또 중국 DTO들은 2019년 4월 일반인 판매가 금지된 펜타닐을 합법적인 용도로 둔갑시켜 미국 내 판매 경로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이 행정명령은 합성 오피오이드와 전구체 화학물질을 미국에 들여오는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 네트워크를 붕괴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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