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운대 '장산(長山)' 정상, 6·25이후 70여년만에 개방

중앙일보

입력

내년 1월 1일 하루, 4월 상시 개방

해운대 장산 정상의 표지석. [사진 해운대구]

해운대 장산 정상의 표지석. [사진 해운대구]

부산 시민이 즐겨 찾는 해운대 진산(鎭山)이자 장산 구립공원 중심인 장산(長山,해발 643m) 정상이 70여년 만에 주민 품으로 돌아온다. 2022년 1월 1일 하루 개방됐다가 내년 4월 상시 개방된다.

부산 해운대구는 2022년 장산 정상 상시개방을 앞두고 새해 1월 1일 해맞이를 겸한 개방 기념행사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당일 오전 6시 50분부터 8시 30분까지 진행될 기념행사에선 기념 영상 상영, 경과보고, 새해 덕담, 해돋이 카운트다운, 해운대 18개 동 흙을 정상에 뿌리는 퍼포먼스가 개최된다.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53사단장, 공군, 장산마을 대표 등 50명이 참석한다.

해운대구는 또 1월 1일 오전 7시 45분부터 정오까지 등산객에게 장산 정상을 일시 개방하기로 했다. 이날 일출 예상 시간은 오전 7시 32분이다.

한국전쟁 당시 군부대 주둔하면서 통제 

시민단체가 개최한 장산제 모습. [사진 해운대구]

시민단체가 개최한 장산제 모습. [사진 해운대구]

장산 정상은 6.25 한국전쟁 당시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70여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등산객은 군부대가 있는 장산 9부 능선까지만 오를 수 있었다. 표지석이 있는 정상 등산은 불가능했다.

이에 2011년부터 시민단체가 ‘장산 정상 되찾기 운동’을 하고, 매년 10월 구민 안녕과 화합을 도모하는 장산제를 여는 등 상시 개방을 촉구해왔다. 장산제 때는 산제선언, 고천문봉독, 민요공연, 산신 맞이 대동놀이, 터밟기, 풍물패 놀이 등이 펼쳐졌다.

해운대구는 주민 요구에 따라 2018년 이후 국방부 등과 수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해 최근 군사 시설이 없는 쪽에 등산로를 개설해 정상을 개방하기로 군과 합의했다. 해운대구는 내년 3월 5억원을 들여 계단으로 된 등산로 20여m를 내고 폐쇄회로 TV(CCTV)를 설치하는 등 안전·편의시설을 설치해 내년 4월 정상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해운대구 장산의 너덜.[사진 부산시]

해운대구 장산의 너덜.[사진 부산시]

부산에서 금정산(해발 801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장산은 해운대의 얼과 정기가 서린 역사·문화자산이다. 1740년 간행된 『동래부지』에는 장산의 넓은 억새밭 일대에 고대부족국가인 ‘장산국’이 있었다고 전해온다. 천신·산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농·어업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던 마고당과 천제단도 지금까지 남아있다.

해운대구는 그동안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역사·문화 유산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지난 9월 15일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장산의 자연훼손, 야영·취사 행위를 단속할 근거를 확보했다. 또 구립공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5년마다 이곳 자연자원을 조사해 산림 생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2017년 11월 부산 해운대구 장산 억새평원. 송봉근 기자

2017년 11월 부산 해운대구 장산 억새평원. 송봉근 기자

한편 해운대구는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오는 12월 31일과 1월 1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2022 해운대 카운트다운&해맞이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