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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텔 누르고 반도체 매출 왕좌 되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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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왕좌’를 탈환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5일 삼성전자가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점유율 16%로 인텔(13%)을 3%포인트 앞질렀다. 앞서 2분기에는 인텔이 삼성전자를 3.4%포인트 차로 앞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의 경우 특히 메모리 사업부에서 매출이 증가했다”며 “서버 중심의 견조한 수요와 평균판매단가(ASP)의 상승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사업 분야 역시 스마트폰 시스템온칩(Soc)과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의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었다.

올해 5월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활과 함께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선두주자로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점유율은 7%로 전 분기(6.2%)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48% 늘었다.

반도체·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반도체·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박재근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교수)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매출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인텔이 기술 전환이 늦어지면서 엔비디아 등에 시장을 빼앗긴 측면이 더 크다”며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매출과 이익률을 키워야 전체 반도체 시장을 지속해서 리드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여전히 대만 TSMC에 큰 격차로 밀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터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6%, 삼성전자는 15%였다. 삼성전자는 판을 흔들기 위해 새로운 생산방식인 ‘겟올라(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겟올라는 반도체 칩의 기본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더 작고 빠르게, 적은 전력만 소모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박 교수는 “삼성이 내년에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양산에 성공하게 되면 TSMC와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이 가능해진다”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신임 투 톱 최고경영자(CEO)는 잇달아 임직원들에게 당부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가전·모바일을 통합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반도체(DS) 부문 새 수장이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각각 ‘원(One) 삼성’, ‘소통’이었다.

한종희

한종희

한종희 DX 부문장(부회장)은 15일 오전 사내게시판에 임직원에게 보내는 글을 올렸다. 한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CE(가전)와 IM(모바일)으로 나뉘어 있던 세트 사업을 통합하고, 고객 중심의 ‘디바이스경험’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DX 부문이 탄생했다”며 무엇보다 ‘원 삼성’으로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에서 이와 관련한 혁신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업부별로 나뉘어 있던 온라인·B2B(기업간 거래) 등의 채널 역시 재정비하겠다고도 밝혔다.

경계현

경계현

경계현 DS 부문장(사장)은 이날 오후 한 시간가량 직원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경 사장은 “보고와 회의, 일하는 방식 등에서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변화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 자신을 비롯한 경영진과 직원 간 대화를 상설화하는 등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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