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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삼성” “실패할 자유”…새 투톱 한종희·경계현 첫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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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신임 투 톱 최고경영자(CEO)가 잇달아 임직원들에게 당부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가전·모바일을 통합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반도체(DS) 부문 새 수장이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각각 ‘원(One) 삼성’, ‘소통’이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DX 부문장(부회장)은 이날 오전 사내게시판에 임직원에게 보내는 글을 올렸다. 한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CE(가전)와 IM(모바일)으로 나뉘어 있던 세트 사업을 통합하고, 고객 중심의 ‘디바이스경험’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DX 부문이 탄생했다”며 “임직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세트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탤 기회라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미래의 중심은 고객”

이어 “새로운 기술과 시장·고객의 변화에 팬데믹이 결합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정체를 성장으로, 침체를 활력으로 바꿀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DX 부문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새 수장들의 당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삼성전자 새 수장들의 당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 부회장은 무엇보다 ‘원 삼성’으로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새로운 미래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어야 하며 더 풍부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의 사업부와 제품 간 벽을 허물고 고객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탐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2, 제3의 로봇사업팀 발굴 의지 표명 

또 이번 조직 개편에서 신설한 ‘CX(Customer eXperience)·MDE(Multi Device eXperience)센터’를 언급하며 “삼성의 디바이스(전자기기)를 더 많이 사용할수록, 고객이 느끼는 가치와 경험이 더 풍부해질 수 있도록 CX-MDE 체감 혁신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TV·가전·스마트폰 수장들이 머리를 맞댄 MDE 회의를 주재해온 한 부회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에서 이와 관련한 혁신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업부별로 나뉘어 있던 온라인·B2B(기업간 거래) 등의 채널 역시 재정비하겠다고도 밝혔다.

과감한 도전과 소통, 실행도 강조했다. 폴더블폰과 네오 QLED TV, 비스포크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면서 웨어러블, B2B, 온라인,등 신규 성장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한 것처럼 유망 신사업이나 디바이스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육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룰 브레이커(규칙 파괴자)’의 마인드로 현장과 시대에 맞지 않는 관행은 바꾸고, 지역과 본사 간 소통을 활발히 하자”고 덧붙였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사진 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사진 삼성전자]

경계현 DS 부문장(사장)은 이날 오후 한 시간가량 직원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조직의 변화와 기업문화, 일과 삶에 대한 철학,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세대)와 소통, 인사제도 개편 등에 관해 설명했다. 경 사장은 “보고와 회의, 일하는 방식 등에서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변화하자”고 주문했다. 또 조직문화의 핵심은 심리적 안정감인데 ‘실패할 자유’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공을 던질 때 에러 날까 두려워 세게 못 던지면 안 되고, 세게 던져도 잡을 수 있게 연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Z세대와 관련해서는 “리더가 모든 세대를 아우르기 위해 웰빙, 윤리적이고 투명한 리더십, 다양성, 융통성, 포용을 주제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전 삼성전기 사장 시절 때처럼 임직원 모두 서로 존댓말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신인사제도 논란에 “신뢰 문제”라고 답해

이날 대화는 생방송과 채팅으로 이뤄졌다. 직접 만든 발표 자료(PPT)를 한 장씩 설명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한 경 사장은 “신인사제도에서 평가·보상·승격 문제가 이슈인 것을 알고 있다”며 직원들의 관련 질문에 가감 없이 답해 호응을 얻었다. “직원들 간 신뢰의 문제인 것 같다. 원칙은 발표했으니 공정하게 실행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게 그의 말이다.

경 사장은 전날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주고, 데이터 중심의 조직 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 것 같다” “‘내 말이 틀릴 수도 있다’고 하는 대표이사”, “삼성전기 직원들이 괜히 아쉬워한 게 아닌 듯하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경 사장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자신을 비롯한 경영진과 직원 간 대화를 상설화하는 등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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