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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비이락, 이재명 타격"이라는데…이해찬·유시민 등판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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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뉴스1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뉴스1

최근 잇달아 침묵을 깬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등장 자체로 여야의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이해찬 전 총리가 나오면서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타격을 받는, 그야말로 ‘이비이락’”이라면서 “이해찬이 날면 이재명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 전 대표에 대해 “이해찬 상왕이 다시 등장했다. 이제 이재명 선대위는 ‘상왕지졸(上王之卒)’”(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라고 한 야권의 인식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등장은 친문의원들이 안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의원들을 독려하고자 부랴부랴 상왕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등장했다”고 해석했다.

전면 등판? 與 “외곽 지원”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와 유 전 이사장이 “선수가 아닌 응원단장”이라고 주장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해찬과 김종인을 맞세우는 건 지나치게 단선적인 발상”이라면서 “두 사람의 역할이 완전히 다르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정책과 공약을 주도하는 반면, 이 전 대표는 말 그대로 뒤에서 후보를 응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1월 국회에서 열린 '우리 한돈 사랑 캠페인'에서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왼쪽)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돼지모자를 쓰고 한돈 홍보에 나서고 있다. 뉴스1

2019년 11월 국회에서 열린 '우리 한돈 사랑 캠페인'에서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왼쪽)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돼지모자를 쓰고 한돈 홍보에 나서고 있다. 뉴스1

지난해 4월 정치평론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9일 1년 8개월만에 MBC 라디오에 나온 유 전 이사장을 두고도 당내에서는 “선대위에 아예 들어오지도 않겠다고 한 사람 아닌가. 방송 출연을 통해 선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것”(수도권 중진)이라는 인식이 주다. 이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분들이 전면에 등판해서 선거를 지휘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선거판을 좌지우지 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선대위 일각에는 향후 여론 반응, 내부 전략 변화 등에 따라 현재 선대위 상임고문직을 맡은 이 전 대표가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수도권 초선 의원은 “지금은 이른바 ‘기병대 스타일’이 필요하다고 해서 후보 외 총괄 컨트롤타워 없이 운영하고 있지만 곧 기병대도 지칠 것”이라면서 “향후 누군가를 지휘자로 모실 수도 있는데 이 전 대표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응원 효과는…“중도에 먹혀”vs“지지층 결속용”

정치적 선택을 함께하곤 했던 이해찬·유시민 동시 등장의 효과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진 전 교수)는 공격에 대해 친문 전략통 의원은 통화에서 “두 사람이 중도에 소구력이 없다는 걸 전제로 말들이 나오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 전 대표는 전국 단위 선거(지난 총선)를 압승으로 이끈 장본인이고, 유 전 이사장의 경우 앞서 tvN 예능 ‘알쓸신잡’에 출연해 서울 강남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뇌섹남’ 팬덤을 새로 구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이 전 대표는 이 후보가 중도를 향해 전진할 때 지지층 후방에서 정통성을 ‘보증’하는 역할이고, 유 전 이사장은 여권에 이재명 지지 ‘논리’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분석했다

박영선도 귀국…이낙연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였던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일산대교-미시령-마창대교 공정한 민자도로 운영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뒤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였던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일산대교-미시령-마창대교 공정한 민자도로 운영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뒤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선대위는 당분간 이 후보 전후방에서 ‘보조 스피커’ 역할을 할 주목도 높은 인사들을 연쇄 등장시킬 계획이다. 선대위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를 위해서 민주당은 각계 각층의 많은 분들, 특히 진보뿐만이 아니라 합리적 중도 보수의 자산을 총동원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미국에 체류해 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귀국 소식을 알렸다. 선대위는 미국에서 첨단 산업 현장을 두루 섭렵해 온 박 전 장관이 미래 산업에 관한 정책 공약을 개발하는 ‘디지털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다고 발표했다. ‘호남 결집’의 마침표로 여겨지는 이낙연 전 대표는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며 “연내 등판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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