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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위워크’, 만두 가게 차렸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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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소면일기(小面日記)’라는 국숫집을 차렸다는 소식에 이어 또 다른 비즈니스 업계 거물이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마오다칭 만두 가게(毛大慶包子鋪·마오다칭바오쯔푸)*’. 중국판 ‘위워크’라고 알려진 유코뮨(UCommune·优客) CEO이자 전(前) 완커(萬科, 중국의 부동산 업체) 임원인 마오다칭(毛大慶)이 설립한 만두 가게다.

*한국에서 말하는 만두는 중국에서 만두피의 종류에 따라 '바오쯔(包子·포자)'와 '자오쯔(餃子·교자)'로 분류되는데, 이번 글에서는 편의상 외래어 표기법 대신 한국식 표현으로 기재했습니다.

[사진 163.com]

[사진 163.com]

오픈 3개월 만에 베이징 핫플레이스 등극

어릴 때부터 만두를 즐겨 먹었던 마오다칭이 만든 이 만두 가게는 오픈 3개월 만에 베이징 소호 거리의 먹거리 인기 순위에서 7위를 차지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판매되는 만두는 매진될 때도 많다. 2009년 중국 5대 부동산 그룹 중 하나인 완커그룹에 들어가 고위급 임원 자리까지 꿰찬 후, 2016년 완커를 나와 공유 오피스 업체 ‘유코뮨’을 설립했다.

지난 해 유코뮨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나스닥에 우회 상장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유코뮨은 중국과 싱가포르 41개 도시에 197개의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毛大庆 공식웨이보계정]

[사진 毛大庆 공식웨이보계정]

지난 9월 문을 연 마오다칭 만두 가게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하는 메뉴도 심플하다. 고기만두, 솔티드 에그 만두, 마파두부 만두 등 6종류의 만두와 죽, 두유, 냉채. 모두 중국 전통적인 아침 식사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여기에 커피까지 곁들일 수 있어 중국 2030세대가 지향하는 ‘건강하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만두 종류는 3.5위안(648원)에서 8위안(1481원), 3가지 메뉴가 담긴 세트는 평균 20위안(3704원)으로 가장 비싼 메뉴는 흑임자 라떼(22위안, 4074원)다. 직장인들이 많이 있는 곳에 자리한 마오다칭 만두 가게는 ‘합리적인 가격과 입지 조건‘ 덕분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1월 18일에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당일 800개 한정으로 판매되는 손만두가 매진됐다고 알리기도 했다.

[사진 网易]

[사진 网易]

마오다칭 만두 가게의 미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중국 아침 식사 시장은 2조 위안(370조 5200억 원) 규모에 육박한다. 수요와 재구매율,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괜찮은 장사’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공유오피스 업체가 기존 사업과 전혀 관계없는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은 사업 방향성을 잃은 셈이라는 혹평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코뮨이 사업 확장을 시도 중이라는 전략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수긍하는 눈치다. 코로나19로 수많은 창업자가 비즈니스를 접었기 때문에 공유오피스 사업도 지지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을 것이니,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것도 일리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코뮨 공유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 바이두바이커]

유코뮨 공유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 바이두바이커]

유코뮨 공유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 바이두바이커]

유코뮨 공유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 바이두바이커]

실제 유코뮨은 올해 3분기 기준 1억 7000만 위안(314억 551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 2020년(5억 800만 위안, 939억 9524만 원)보다 적자 폭을 줄였으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또 미국 증시에 우회 상장 이후 지난 1년 연속 주가 내림세를 겪었으며, 그 여파로 유코뮨의 시가총액(시총)은 상장 초기보다 90% 줄었다.

여기에 유코뮨의 최근 행보가 사업 확장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의구심을 키웠다. 유코뮨은 앞서 베이징의 외식 브랜드 ‘샤오서우스(曉壽司)’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샤오서우스 인수합병 이후 중국 내 일본 요리 시장에서 직장인과 2030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요식업에 대한 유코뮨의 야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 毛大庆 공식웨이보계정]

[사진 毛大庆 공식웨이보계정]

그러나 유코뮨 측에서는 만두 가게에 대해서 "마오다칭 개인 사업으로, 유코뮨그룹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마오다칭 역시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두 사업과 관련해 아직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허쥔(和君)컨설턴트 관계자는 중국 통계 관련 잡지 데이터(DATA·數據)와의 인터뷰에서 마오다칭이 본인의 이름을 브랜드에 적용한 것은 해당 분야에 대한 마오다칭의 낙관적인 전망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명에 이용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라며 “인지도를 활용해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마오다칭에게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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