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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폭증’ 英 아프리카발 입국제한 해제…“너무 퍼져서”

중앙일보

입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세를 막기 위해 아프리카발 입국자들을 막았던 영국 정부가 입국 제한을 해제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하원에 출석해 “오는 15일 오전 4시부로 코로나19 ‘여행 레드 리스트(입국 금지국)’에 오른 아프리카 11개국 명단을 제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지드 장관은 “오미크론은 이제 영국에서 지역사회 전파 단계에 있고, 오미크론은 전세계에 퍼졌다”며 “여행 레드 리스트는 해외발 오미크론의 급증을 막는 데 덜 효과적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직후인 지난 달 26일 영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ㆍ보츠와나ㆍ앙골라ㆍ레소토ㆍ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11개국을 입국 금지 국가 명단에 올렸다. 해당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영국 시민권자ㆍ거주자만 허용하되, 이들도 호텔 등지에서 2주 간 격리하고 비용 2285파운드(약 358만원)도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급증세로 영국 내에서 하루 20만 명까지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는 보건 당국의 추정이 나오면서 입국 제한은 무의미해졌다. 런던 확진자의 절반 가까이가 오미크론으로 판명되는 등 지역사회 전파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부의 오미크론 공식 확진자 수는 13일 기준 4713건, 입원 인원은 10명, 사망자는 1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만 3000여 명이다.

이달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피카델리 서커스에서 시민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이달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피카델리 서커스에서 시민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영국 하원은 같은 날 나이트클럽 등 대규모 시설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코로나19 음성 진단서를 제시하도록 하는 정부의 행정 조치를 369 대 126으로 통과시켰다. 정책은 통과됐지만, 정작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정치적 내상을 입었다. 그가 속한 집권 보수당에서 99명의 반대표가 나오고, 노동당 등 야당에서 나온 찬성표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집권당의 반대 규모는 존슨 총리의 2년 임기 동안 단연코 가장 컸다”고며 “존슨 총리로서는 굴욕적인 반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코로나 자유의 날”을 선언한 뒤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존슨 정부의 보건 정책에 대한 신뢰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에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검사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검사 예약을 위해 수 시간을 대기하는 풍경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긴급 항원 테스트기를 주문하는 웹사이트도 예약자가 폭주해 새로운 주문을 받는 페이지가 폐쇄됐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지 않고 있는 네덜란드는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코로나19 제한을 연장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식당과 바, 비필수 상점 등은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영업이 제한되며, 축구 경기 관람도 금지된다.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신규 감염의 1%를 차지하는 오미크론이 급속한 확산 우려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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