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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AI, 논문 2000만건 공부해 신소재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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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엑사원을 개발 중인 LG AI연구원의 배경훈 원장이 14일 온라인으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LG AI연구원]

엑사원을 개발 중인 LG AI연구원의 배경훈 원장이 14일 온라인으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LG AI연구원]

# 연구원 A씨는 새로운 배터리 신물질 후보군을 찾기 위해 ‘초거대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았다. 이 AI는 지난 100년 동안 발표된 화학 관련 논문 약 2000만 건을 ‘학습’했다. 전문 연구원 5명이 평생 쉬지 않고 읽어도 1300년이 걸리는 방대한 양이다. A씨는 “초거대 AI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신물질 후보군을 빠르게 찾아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했을 때 가능한 상황이다.

LG AI연구원은 14일 설립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LG AI 토크 콘서트’를 열고 초거대 AI인 ‘엑사원(EXAONE)’을 공개했다. 엑사원은 ‘EXpert Ai for everyONE’의 축약어로 ‘인간을 위한 전문가 AI’를 뜻한다. 엑사원 개발엔 3년간 1억 달러(약 1200억원)가 투입된다.

LG AI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데이터 저장소)를 13억→130억→390억→1750억개 등으로 단계적으로 키워왔다. 이날 공개된 엑사원은 국내 최대인 약 300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초거대 인공지능(AI)인 ‘엑사원’이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줘”라는 명령어를 듣고 새롭게 창조해 낸 호박 모양의 모자. [사진 LG AI연구원]

초거대 인공지능(AI)인 ‘엑사원’이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줘”라는 명령어를 듣고 새롭게 창조해 낸 호박 모양의 모자. [사진 LG AI연구원]

엑사원은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을 갖췄다. 명령어를 말하거나 텍스트로 입력할 경우,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고도화되면, AI가 데이터를 습득해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추론하고, 시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 영역을 넘나드는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엑사원은 고객이 말하는 의도를 파악해 메타버스 공간 속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한다. 의상을 직접 만들어 추천하거나, 집안의 공간을 꾸민다. 말뭉치 6000억개와 언어·이미지가 결합한 고해상도 이미지 2억 5000만장 이상을 학습한 결과다. 원어민 수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이중 언어 AI라는 점도 다른 초거대 AI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또 언어에 내포된 감정까지 이해하기 때문에 LG 계열사의 챗봇 고도화 등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캐나다 토론토대·미국 미시건대·서울대·카이스트 등 국내외 주요 대학과 연구개발 연계를 강화하고, 집단 지성으로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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