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선주자 공사 재개 긍정적, ‘신한울3·4호기’ 삽 다시 뜨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20면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인근에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인근에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국민의 의견에 맞춰서 충분히 재고해 볼 수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깨끗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자력 발전 외엔 대안이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우리나라에서 원전 없는 탄소 중립은 허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대해 내놓은 입장이다. 탈(脫)원전 기조를 유지해 왔던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진영에 속한 이재명 후보까지도 원전 가동에 전향적 뜻을 내비치는 모양새다.

특히 부지 확보 이후 원전 건설 공사가 중단된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3·4호기에 대한 입장이 긍정적이다. 신한울 3·4호기는 총 사업비 8조2600억여원을 들여 1400㎿급 한국 신형 원전(APR1400) 2기를 짓는 사업이다. 7000억원가량 투자됐지만 2017년 공사가 중단됐다.

최근 입장을 낸 안철수 후보는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 위기 대응과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실현을 위해서는 원자력 에너지가 필수적”이라며 “(신한울 3·4호기가)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도 도중에 공사가 중지된 만큼 공사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도 지난달 29일 대전의 한 카페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 출신 연구원·노동조합 관계자·카이스트 학생 등과 만나 “현재 깨끗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자력 발전 외엔 대안이 없다”면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향후 정권 교체를 통해 윤 후보가 집권할 경우 원전 정책은 완전히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 역시 지난 2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와 관련해 “국민의 의견에 맞춰서 충분히 재고해 볼 수도 있다. (건설 중단) 당시 반론도 매우 많은 상태였다. 그 부분에 대한 국민 의견이 우선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이미 부지 확보가 이뤄진 만큼 향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이 원하면 공사를 재개해 원전을 가동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 유력 후보들의 입장이 이러하자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 재개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울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광민(35)씨는 “원전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역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는데 내년에 다시 공사가 시작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며 “대규모 공사가 이뤄지는 만큼 일자리도 대폭 늘어나고 경제도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사회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회는 지난 3일 이재명·윤석열·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캠프를 찾아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대선공약 사업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공동건의문과 범국민 서명운동 100만인 서명부를 전달했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반대 목소리도 있다. 녹색당은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국가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는 각종 악법과 법규들을 정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 기후위기라는 미증유의 파국 상황을 오히려 핵발전의 확대 기회로 삼으려는 핵마피아들과 대자본, 그리고 여야를 불문한 대한민국 기득권 정치의 위험천만한 기도를 녹색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