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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친한척 하지마" 청년 디스에…깜짝 등장한 尹 반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친구 같은 대통령? '노 땡큐'다.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원한다”, “MZ세대라는 말 자체가 우린 싫다.”

14일 오후 7시 30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위원장 윤희숙) 출범식의 일성은 셀프 디스(자기비판)로 채워졌다. ‘쓴소리 라이브 신장개업’이라는 출범식 명칭 그대로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30은 왜 윤석열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나’라는 주제로 첫 행보를 시작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자를 겸해 “투표 유보층인 20·30세대는 표밭”이라는 선거공학적 접근만 해선 안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청년들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윤석열 선대위가 받아 소통하며 공약을 개발한다면, 국민이 요구하는 미래상과 윤 후보가 제시하는 비전이 점점 가까워질 수 있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20·30은 ‘그들이 보는 윤석열’에 대한 이미지를 마구 쏟아냈다. 20대 여성 대표 격으로 나온 박혜림(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씨는 “윤석열 하면 생각나는 대표 정책이 딱히 없다”고 직격했다. 또 “현재 보수정당이 아니라 반문 정당 후보로 보인다”라거나 “연설·토론 능력도 갖춰지지 않았다” 같은 날 선 말을 계속했다.

30대 서양 철학자로 소개된 노정태씨도 가세했다. 그는 “윤석열이 ‘형님’인데, 그게 내 형님은 아니다. 지금 매머드급 선대위를 봐도 원래 한 자리씩 하던 사람들, 힘 있는 사람들만 모여있다”며 “나 같은 사람은 낄 자리 없다고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나를 도와주진 못해도 발목은 잡지 말아라. 이게 이삼십대 남성의 생각”이라며 “청년 주택 지어주겠다고 하는데, 그런 거 하지 말고 전셋값이나 폭등시키지 말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에게 바라는 것을 두곤 “586 똥차를 밀어낼 불도저 역할”이란 비유를 들기도 했다. 듣고 있던 윤 전 의원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 댓글이라며 “나에 대해서 모르는데 아는 척하면 더 짜증 난다”고 하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 와중에, 윤 후보가 직접 촬영장에 깜짝 등장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예정에 없던 등장이었다. 윤 전 의원은 “후보를 석쇠에 올려놓고 구워보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스튜디오 자리에 앉혔다.

윤희숙 전 의원=“20·30들이 '내가 검찰 있을 때' 이런 말 그만하란다.”

윤석열 후보=“그만하라면 그만해야죠.”

윤 전 의원=“그리고 젊은이들이 친한 척 좀 하지 말란다.”

윤 후보=“잘 알겠다. 그런데,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윤 전 의원=“꼰대 이미지도 매우 크다.”

윤석열=“인정한다. 쿨하게 아임(I’m) 꼰대.”

이어 “내년 대선에서 혹 낙선하면 뭐할 거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우리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윤 전 의원이 “낙선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해야지요”라고 다그치자, 윤 후보는 “그러면 또 겸손하지 않다고 할까 봐”라고 머쓱해했다. 이어 웃으면서 “절대 당선된다”고 다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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