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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진 전조? 20분전 뜬 '지진운'에 발칵…전문가 의견은 [팩트체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14일 오후 제주 지진 발생 20여분 전 올라온 사진. [디시인사이드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14일 오후 제주 지진 발생 20여분 전 올라온 사진. [디시인사이드 캡처]

14일 오후 5시 19분께 제주 서남서쪽 해역 41km 지점에서 4.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기상청의 지진 경보 20여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구름 사진에 네티즌들이 술렁이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한 사용자는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이거 지진운인가'라며 하늘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양털 같은 작은 구름이 모여 넓게 퍼진 것처럼 생성된 모습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도 '오늘 제주도에서 지진운 봤다'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모양의 구름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에 네티즌들은 술렁이고 있다. 실제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지진운이 관측된 것 아니냐는 견해다.

14일 오후 5시 19분 제주도의 규모 4.9 지진 발생을 전후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진운을 봤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14일 오후 5시 19분 제주도의 규모 4.9 지진 발생을 전후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진운을 봤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지진운은 이론적으로는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지만, 과학적으로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진운은 이론적으로는 설명이 되는 현상"이라면서도 "사람들은 지진을 예지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지진운에 관심이 많지만, 지진운을 관측하는 것이 지진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고 일관성이 없어 지진과 연관된 현상이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5시 19분 제주도의 규모 4.9 지진 발생을 전후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진운을 봤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14일 오후 5시 19분 제주도의 규모 4.9 지진 발생을 전후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진운을 봤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홍 교수는 지진운의 이론적 배경에는 전하의 정렬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진이 발생한) 단층대에 힘이 누적되면,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단층 면을 따라서 전하가 정렬된다"라며 "단층대에 전하가 정렬되면 그에 의해 대기중의 전하도 따라서 정렬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지진을 일으키기 쉬운 단층과 단층이 만나는 부분은 평소에는 플러스(+), 마이너스(-) 전하가 혼재돼 있는 상태다. 그러다 이곳에 힘이 가해지면 한쪽 단층에는 플러스 전하가, 다른 단층에는 마이너스 전하가 정렬하게 된다. 이를 압전(壓電)현상이라고 부른다.

홍 교수는 "어떤 경우에는 모두 플러스, 혹은 모두 마이너스로만 정렬되기도 한다"라며 "중요한 것은 (단층대에 힘이 가해진 뒤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하가 섞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때 대기중 전하가 단층대의 전하를 따라 정렬하면서 구름의 형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홍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지진이 날 때마다 지진운이 관측되는 것도 아니고, 지진이 없이도 지진운과 비슷한 구름이 관측되는 등 뒤죽박죽이어서 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과학적으로 인정하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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