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소리에 맨발로 뛰쳐나갔다…특급호텔도 흔들려" [제주 4.9 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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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14일 오후 5시 19분 14초 제주도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날 제주도에 입도한 여행객 및 주민들은 몸으로 진동을 느꼈을 정도로 크게 흔들렸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신라호텔 이용객들이 밖으로 대피한 모습. [사진 독자 제공]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신라호텔 이용객들이 밖으로 대피한 모습. [사진 독자 제공]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이번 지진 진앙과 가장 가까운 곳은 제주 서남쪽 모슬포항 인근이다. 모슬포항에 거주 중인 김명원(88)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진으로 흔들림을 느꼈을뿐만 아니라 폭발 소리가 날 정도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트럭이 와서 집을 받는 느낌이 나서 집이 완전히 망가지는 줄 알고 맨발로 튀어나갔다. 가만 보니 지진이 난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여행객인 윤모(45)씨의 경우 이날 오후 비행기를 타고 입도해 차량으로 제주 서귀포시 제주 신라호텔에 5시께 도착했다. 윤씨도 "체크인 하려는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람들이 우르르 다 뛰쳐나갔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씨는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위해 건물 1층에 있었는데도 어지럼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라며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로 땅이 흔들리는,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제주 신라호텔 밖에는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이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윤씨는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도 이날 제주 지진 상황을 전하는 이들이 많다. 한 사용자는 "동백꽃을 보고 있었는데 쿠쿠쿠쿠 (흔들렸다)"라고 지진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제주 도민들도 건물 밖으로 대피하거나, 집 안의 집기가 흔들리는 등 지진을 느꼈다고 말했다.

제주서남서 해상 규모 4.9 지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제주서남서 해상 규모 4.9 지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기상청은 발표 초기 추정 규모를 5.3이라고 밝혔으나, 잠시 뒤 4.9로 하향 조정했다. 진앙은 북위 33.09도, 동경 126.16도로, 4.9 규모 지진은 우리나라 역대 11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또 올해 발생한 지진 중 규모 1위라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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