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안간건데?" 명문대생 유튜버…'수능 1등급' 조작 실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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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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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문대 재학생으로 알려진 유명 공부 유튜버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대학 입시 노하우 등을 알려주며 인기를 끈 14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피해를 보신 분들과 이번 일로 제게 실망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자신이 올해 수능에 응시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예상보다 많은 관심이 쏟아져 압박감을 받았다며 "제가 수능을 잘 볼 수 있을까, 혹여나 조롱거리로 남지 않을까 수능 보는 당일까지도 걱정하다가 시험을 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험을 치면서도 집중하지 못하는 제 모습에 이미 좋은 성적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수능 날 컨디션 조절을 못 하거나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부분도 제 실력이고 역량이기 때문에 성적이 어떻게 나오든 솔직하게 밝히려고 했다"며 "하지만 시험을 본 후 기대 섞인 댓글과 악플을 보며 이 성적을 공개했을 때 반응이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 성적과 다른 가채점 표를 적어 올린다면 이 일이 쉽게 끝날 거라 생각했지만 한 번 시작된 거짓말은 수습되지 않았다"며 "결국 성적표를 위조하는 상황까지 가게 됐다"고 했다.

A씨는 성적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후 돌연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닫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드러나는 데 대해 두려움을 느껴 급히 유튜브와 SNS를 닫게 됐다며 "며칠간 고민했지만 도망치는 것보다 행동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씨는 "유튜브를 처음 시작한 건 제가 직접 수험 판에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 그 힘든 시간을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며 "제 짧았던 생각으로 벌인 잘못된 행동 때문에 저를 신뢰하고 의지해 주셨던 분들에게 실망감을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능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한국사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성적표에 노출된 문서번호와 수험번호를 조회한 결과, 2등급에서 4등급까지 전혀 다른 성적이 나왔다는 네티즌의 주장이 나오면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A씨는 "조작 아니다.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소한다"고 대응한 바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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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선 A씨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됐다. A씨는 앞서 제2외국어를 제외한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2019학년도 수능 성적표도 공개했는데, 당시 그는 '서울대에 왜 가지 못했냐'라는 댓글에 "안 갔다는 생각은 왜 안 하냐. 나는 학교 프레임보다 내가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싶었다. 삼수 정도 하면 대학이 다 의미가 있나 싶다. 더 이상 내가 싫은 걸 대학 가서 돈 주면서 배우기 싫다"고 답했다. 이밖에 A씨가 우수한 수능 성적을 내세워 고액 과외를 모집했다는 주장 등이 나오면서 논란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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