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소재 발굴하고 제품 디자인까지…LG ‘초거대 AI’ 공개

중앙일보

입력

#1. 연구원 A씨는 새로운 배터리 신물질 후보군을 찾기 위해 ‘초거대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았다. 이 AI는 지난 100년 동안 발표된 화학 관련 논문 약 2000만 건을 학습한 ‘전문가 AI’다. AI가 학습한 양은 전문 연구원 5명이 평생 쉬지 않고 읽어도 1300년이 걸릴 만큼 방대하다. A씨는 “초거대 AI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신물질 후보군을 빠르게 찾아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초거대 AI인 엑사원이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줘″라는 명령어를 듣고 새롭게 창조해낸 호박 모양의 모자. [사진 LG AI연구원]

초거대 AI인 엑사원이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줘″라는 명령어를 듣고 새롭게 창조해낸 호박 모양의 모자. [사진 LG AI연구원]

#2. 디자이너 B씨는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기 전 ‘초거대 AI’의 도움을 받는다. 지금까지의 AI가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줘”라는 명령에 호박 모양 모자 이미지를 검색해 제공하는데 그쳤다면 초거대 AI는 새로운 모양의 호박 모자 이미지를 스스로 창조한다. B씨는 AI가 창조한 여러가지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에 없던 독창적인 모자를 만들었다.

LG AI연구원 초거대 AI ‘엑사원’ 공개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했을 때 가능한 장면들이다. LG AI연구원은 14일 설립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한 ‘LG AI 토크 콘서트’를 열고 초거대 AI인 ‘엑사원(EXAONE)’을 공개했다. 엑사원은 국내에서 학습 능력이 가장 우수한 AI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초거대 AI다. 엑사원은 ‘EXpert Ai for everyONE’의 축약어로 ‘인간을 위한 전문가 AI’를 뜻한다. 개발하는데만 3년간 1억 달러(약 1200억원)이 투입된다.

초거대 AI.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초거대 AI.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LG AI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데이터 저장소)를 13억→130억→390억→1750억개 등으로 단계적으로 키워왔다. 이날 공개된 엑사원은 국내 최대인 약 3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어·영어 통달, 이미지·영상 창조  

엑사원은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을 갖췄다. 예를 들어 기존 AI는 텍스트를 분석해 이미지를 찾는 수준이었다면 엑사원은 명령어를 말하거나 텍스트로 입력할 경우,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멀티 모달 AI 기술이 고도화되면, AI가 데이터를 습득해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추론하고, 시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 영역을 넘나드는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엑사원은 고객의 말하는 의도를 파악해 메타버스 공간 속에서 크리스마스파티를 준비한다. 의상을 직접 만들어 추천하거나, 집안의 공간을 꾸민다. 이는 엑사원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학습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다. 엑사원은 말뭉치 6000억개와 언어·이미지가 결합한 고해상도 이미지 2억 5000만장 이상을 학습했다. 엑사원이 원어민 수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이중 언어 AI라는 점도 다른 초거대 AI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LG 계열사 통해 실증, 신물질 개발  

엑사원은 한 분야에만 역량이 집중된 기존 AI와는 달리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LG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 데이터를 포함해 논문·특허 등의 말뭉치를 학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LG AI 연구원 관계자는 “LG 계열사에 엑사원을 사용할 수 있는 통로인 오픈 API를 공개해 전자·화학·통신 등 LG 사업 전반에 초거대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향후 엑사원을 제조·연구·교육·금융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상위 1% 수준의 전문가 AI’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 초거대 AI '엑사원' 로고.

LG 초거대 AI '엑사원' 로고.

예를 들어 엑사원은 지난 100년간의 화학 분야 문헌 약 2000만건을 분석하고 학습했다. 이는 앞으로 LG 계열사에서 신소재·신물질을 발굴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또 언어에 내포된 감정까지 이해하기 때문에 LG 계열사의 챗봇 고도화 등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LG AI 연구원은 LG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실증을 시작으로 ▶국내외 AI 연합 결성해 활용 영역 확대, ▶초거대 AI 대중화를 통한 상생 환경 구축을 통해 초거대 AI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4일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키노트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 LG AI연구원]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4일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키노트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 LG AI연구원]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전문가 AI를 만들 것”이라며, “캐나다 토론토대·미국 미시건대·서울대·카이스트 등 국내외 주요 대학과 연구개발 연계를 강화하고, 향후 API 공개와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집단 지성으로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