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어불성설" 청문회 방불케 한 尹관훈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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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걸 얘기할 기회도 없었는데, 이런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하.”(윤석열 후보)
“기회를 드리는 차원은 아닙니다.”(이기홍 관훈클럽 총무)

좌중엔 웃음이 터졌지만, 토론장엔 차가운 긴장감이 넘쳐 흘렀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는 마치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패널로 참석한 중견 언론인들은 시작부터 한 시간 넘게 윤 후보 및 그의 가족 관련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었고, 이에 윤 후보는 대부분 의혹을 “문제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정치ㆍ외교ㆍ안보 등 국정 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토론회는 당초 예정시간인 90분을 훌쩍 넘겨 140분가량 진행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청문회 방불케 한 관훈 토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론 시작부터 윤 후보 및 가족 관련 검증 질문이 줄을 이었고, 윤 후보는 긴 설명을 곁들이며 관련 의혹을 하나씩 반박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는 “제가 손준성 검사에게 (고발 사주를) 지시할 이유도 없고, 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여권 인사 고발을 야권에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손 검사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줄곧 문제 제기 중인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 주임 검사였던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민간업자 관련 대출 의혹을 제대로 파헤쳤다면 최근의 ‘대장동 특혜’ 의혹이 없었을 것이란 게 여권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당시 수사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되기 훨씬 전의 일에 관한 것”이라며 “해당 사건으로 청와대 수석비서관까지 구속했다. 누구라도, 대통령이 봐달라고 해도 절대 그런 일이 없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변호사 알선 의혹과 관련해선 윤 후보는 “윤 전 서장이 가까운 후배의 친형이다 보니 괴로운 얘기를 들어준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구속된 윤 전 서장은 윤 후보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이다.

“논문 표절이면 아내가 스스로 반납”

윤 후보의 처가 관련 검증도 이어졌다. 검찰이 수사 중인 아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윤 후보는 “당초 사건의 단서가 됐던 부분에 대해선 다 공개를 했다. 검찰에서도 1년 반 동안 계좌를 전부 다 열어봤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찾아가 난리를 치는 바람에 검찰이 처리를 안 하고 의혹이 있는 것처럼 들고 있다고 한다.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선 “표절로 드러난다면 학위는 당연히 취소되고 취소 전에 반납을 해야 된다. 상식 아니겠냐”며 “제 처의 성격상 스스로 반납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위를 취소할 정도로 표절이 심하냐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불거진 김씨의 허위경력 및 수상기록 제출 논란에 대해선 “부분적으론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장모 최모씨의 요양병원 불법개설 및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과 관련해선 “5년 전에 이미 기소가 안 되고 무혐의 판단을 받은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기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장모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 죽이기, 과잉수사의 일환이라고 보느냐’는 한 패널의 질문엔 윤 후보는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작은 정부 지향…집권하면 청와대 개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기홍 관훈클럽 총무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기홍 관훈클럽 총무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토론 전반부가 윤 후보 및 가족 관련 검증에 집중됐다면 후반부는 윤 후보의 국정 철학 및 비전,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검증하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이날 토론회에서 “작은 정부,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한다”고 밝힌 윤 후보는 집권 이후 권력 구조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청와대는 좀 개혁을 하겠다”며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과 장관의 소통을 보좌하는 내각 중심으로 교체하겠다. 청와대 규모는 좀 축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헌과 관련해선 “국민적 합의를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감한 국정 현안에 대한 솔직한 발언도 주목받았다. 최저임금 인상 및 노동시간 단축 문제와 관련해 ‘사용자 쪽에 치우친 생각 아니냐’는 지적에 윤 후보는 “정치인은 보수든 진보든 가릴 것 없이 노동자 편일 수밖에 없다. 표가 그쪽에 훨씬 더 많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 문제에 대해선 “현재 근로조건은 후퇴하기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향후 더 올릴 땐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 같은 부분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연금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당이든 간에 연금개혁을 선거공약으로 들고 나오면 무조건 선거에서 지게 돼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연금 계획을 안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후보는 “연금개혁은 의석수를 많이 가지고 있는 민주당이 주도해줘야 한다. 초당적으로 해야 하는 문제”라며 “반드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임기 내에 반드시 그랜드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ㆍ중 갈등문제 같은 외교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는데, 이에 대해선 패널들로부터 “우문현답”이란 평가를 받았다. ‘중국이 9시, 미국이 3시라면 대한민국은 몇시 방향으로 가야 국익이 극대화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안보동맹이나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와 관련해선 3시 방향으로 가도 부족하지 않다”면서도 “아시아 안보와 발전ㆍ평화, 교역을 위해선 9시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간자적 입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 관련 질문엔 “국익에 워낙 중요한 문제라 이 자리에서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말씀드리긴 어려운 사안”이라고 했다.

“검찰개혁 성공했다면 내가 후보 됐겠나”

이날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1호였던 이른바 ‘검찰개혁’과 관련해선 “검찰개혁이 만약 성공했더라면 제가 이렇게 대통령 후보가 됐겠냐”며 “이 정부의 검찰개혁은 검찰을 손아귀에 넣고 하수인을 만드는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제2의 윤석열 총장이 나오면 바로 자르겠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그걸 자른다면 국민이 저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앞서 토론회 기조 발언에서 윤 후보는 “시대착오적인 이념과 그 이념을 공유하는 특정 세력들의 기득권 집착이 얼마나 무능과 부패를 초래하고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는지는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의 무능과 부패로부터 국민이 더는 고통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의 시대를 이끌기 위해선 다음 대선에서의 정권교체가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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