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변화한 식품·외식 산업의 구조가 코로나19 이후에도 고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는 치솟은 먹거리 물가 영향으로 음식을 고를 때 가격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쿠팡 등 온라인 종합 쇼핑몰에서 식품을 사는 경우도 늘었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이러한 내용의 ‘2021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REI는 올해 5월부터 가구 내 식품 주 구입자, 성인·청소년 가구원 1만279명을 대상으로 국내 가구의 식품 소비·외식 행태·식생활 등을 조사했다.
배달·포장 중심 외식 산업,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이번 조사 결과를 분석한 한경수 경기대 외식조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외식 소비를 줄인 사람은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도 외식을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외식 중에서 배달·포장을 이용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식생활의 변화는 향후 코로나19 종식 후에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않고, 외식의 감소와 배달·포장(테이크아웃) 소비는 증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달·포장 중심으로 전환한 외식 산업의 구조가 코로나19 이후에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배달·포장 외식 비용은 음식점 방문 외식 비용의 48%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104.9%로 음식점 이용액을 넘어섰다.
식품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 중에선 ‘가격’의 영향력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쌀을 살 때 가격을 중요시한다는 소비자는 지난해보다 3.9%포인트 증가해 24.2%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소비자가 여전히 ‘맛’(31.1%)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올해 먹거리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격을 신경 쓰는 소비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채소류·과일류·육류 등을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물가에 먹거리 ‘가격’ 따진다…저렴한 온라인몰 선호
식품 가격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온라인으로 식품을 사는 가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주 1회 이상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다’는 가구 비중은 2019년 4.9%에서 2020년 11.7%, 올해 15.7%로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가구 중 쿠팡·G마켓 등 온라인 종합 쇼핑몰을 이용했다는 가구는 올해 71.1%로 지난해(58.5%)보다 12.6%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마켓컬리 등 온라인 식품 전문몰과 대형마트 온라인 매장을 이용한 비중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소비자는 다른 경로보다 온라인 종합 쇼핑몰을 선호한 이유로 ‘가격이 더 저렴해서’(26.3%)를 꼽았다.
배달·포장 외식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행태 역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종식 후에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식품 구입 장소를 다시 이용할 것 같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5.2%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를 현재와 비슷하게 계속할 것이란 가구는 79.1%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