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CSIS 포럼] “미·중 간 우발적 충돌 막는 새 운용방식 필요”

중앙일보

입력 2021.12.14 15:03

업데이트 2021.12.14 16:04

'중앙일보-CSIS 포럼 2021’이 1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JTBC일산스튜디오에서 열렸다. 1세션인 '미ㆍ중 대결 시대 한국의 생존방정식'에서 패널들이 토론하는 모습. 화면 왼쪽은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 담당 선임부소장 겸 일본 석좌. 화면 오른쪽은 보니 린 CSIS 중국 파워 프로젝트 총책임자. 스튜디오에는 왼쪽부터 김성한 국민의힘 외교안보정책본부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ㆍ전 외교통상부 차관,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실용외교위원장. 김성룡 기자.

'중앙일보-CSIS 포럼 2021’이 1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JTBC일산스튜디오에서 열렸다. 1세션인 '미ㆍ중 대결 시대 한국의 생존방정식'에서 패널들이 토론하는 모습. 화면 왼쪽은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 담당 선임부소장 겸 일본 석좌. 화면 오른쪽은 보니 린 CSIS 중국 파워 프로젝트 총책임자. 스튜디오에는 왼쪽부터 김성한 국민의힘 외교안보정책본부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ㆍ전 외교통상부 차관,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실용외교위원장. 김성룡 기자.

"한국의 글로벌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 변수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미ㆍ중 전략 경쟁은 모든 사안을 압도하고 있다. 미ㆍ중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국운이 달렸다고 볼 수 있다."

14일 열린 '중앙일보-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 2021'에서 '미ㆍ중 대결 시대 한국의 생존 방정식'을 주제로 열린 1세션의 사회를 맡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이 처한 외교적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세션에 한국 측 패널로 참석한 신각수 전 외교통상부 차관(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미ㆍ중 경쟁이 향후 최소 20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자칫 우발적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정세를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운용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21’이 1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JTBC일산스튜디오에서 열렸다. 1세션에서 좌장으로 사회를 맡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중앙일보-CSIS 포럼 2021’이 1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JTBC일산스튜디오에서 열렸다. 1세션에서 좌장으로 사회를 맡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다음은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 담당 선임부소장 겸 일본 석좌
최근 미국 내에는 미국이 중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를 이루기보다는 미ㆍ중 관계에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동맹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대안을 찾는 작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한다.

미국 중심의 다자 연합체에 참여하는 호주ㆍ캐나다의 태도와 한국의 대응 방식 간 차이를 살펴보자. 한국은 여전히 정확하게 어느 한 쪽에 소속되기보다는 혼자 활동하기를 선호하며, 이를 위한 '알리바이'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유효한 전략이지만 앞으로는 이런 전략이 오히려 불리하다고 본다.

한국을 포함, 민주주의 국가 간 단결을 통해 중국이 대만 등 주변국에 군사력을 사용하는 걸 막을 수 있다. 물론 대만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미국은 호주와 일본을 군사적 우방국으로 생각할 것이며, 한국은 북한 리스크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ㆍ전 외교통상부 차관
미ㆍ중 경쟁은 양국의 국내적 변화가 없는 한 향후 20~30년 계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동맹 강화, 가치 및 다자 외교가 얼마나 효과를 거두는지도 주요 변수다. 현재 미ㆍ중 경쟁은 과거 미ㆍ소 냉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현 상황을 '신냉전'으로 칭하는 건 자기예언적 효과가 있을 수 있기에 자제해야 한다.

미ㆍ중이 경쟁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을 빚지 않도록 정세를 평화롭게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운용 방식'(modus operandi)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ㆍ중 경쟁에 대응하는 한국 외교의 기본 전제는 '미국은 동맹,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인식이다. 미ㆍ중 사이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제로섬 게임'의 측면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개별 사안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ㆍ미ㆍ일 안보협력 체제의 재가동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한ㆍ일 관계가 먼저 정상화돼야 한다. 북핵 능력 고도화, 중국의 공세적 대외 정책으로 인한 전략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3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21 참석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앙일보-CSIS 포럼 2021 참석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보니 린 CSIS 중국 파워 프로젝트 총책임자
오는 2027년까지 중국이 계속 군사력 현대화를 추구한다면 대만에 대해 충분히 군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한국이 대만과 관련해 처한 복잡한 상황을 이해한다. 지금은 한·미 간에 대만에 대한 정치적 협의를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를 논의해야 한다. 최근 한국이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중시한다고 입장을 표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 번째 발걸음이다.

대만 문제 외에도 미국은 양자 동맹뿐 아니라 다자 간 연합을 중시하는데, 과연 한국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협력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안보협의체) 같은 미국 주도의 연합체에 가입할 의사가 있는지도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강조하는 민주주의 가치와 규범을 추구하는 데 있어 향후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최근 내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등 중국을 향한 인권 문제 제기를 이어갈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개별적으로 접근할지 혹은 광범위한 큰 틀을 마련해 대응할지 결정해야 한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11년부터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포럼.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대외 정책 입안자들을 비롯한 양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동북아 정세와 미래 아시아 평화의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포럼은 서울과 워싱턴에서 번갈아 열리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적인 싱크탱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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