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리뷰] 채팅으로 직접 만드는 게임…나는 여기서 주인공이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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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메타버스 시장에 ‘채팅’을 내세운 게임 서비스 피카가 인기다. 피카는 사용자가 게임 속 가상의 AI 캐릭터가 되어 다른 캐릭터와 채팅을 하며 스토리를 만드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다른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버츄얼 캐릭터 제작에 힘을 쏟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택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와 촘촘한 구성, 완성도 높은 시각 장치, 매끄러운 채팅 경험을 두루 갖춰 누적 다운로드 수 160만건을 달성했다. 또 다른 인기 요소는 ‘바른 연애 길잡이’나 ‘유미의 세포들’처럼 검증된 콘텐트와 콜라보를 진행하는 것. 생애 최초로 ‘현질’까지 하게 만든 피카의 매력을 파헤쳐본다.

채팅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는 시뮬레이션 게임 피카의 이미지. 애니메이션을 적극 확용해 MZ세대의 마음을 잡았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채팅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는 시뮬레이션 게임 피카의 이미지. 애니메이션을 적극 확용해 MZ세대의 마음을 잡았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어떤 서비스인가요.

피카는 2018년 여름 플레인 베이글에서 내놓은 서비스예요. 주력 콘텐트인 ‘이달의 연애 시즌 1‧2’ 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처럼 다른 플랫폼의 인기 콘텐트를 활용하여 다양한 채팅 기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콘텐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말 IOS 앱을 출시했을 당시 2주 만에 전체 게임 카테고리에서 2위를 차지했고, 앱스토어 롤플레잉‧시뮬레이션 게임 부분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어요.

채팅형 시뮬레이션 게임 #피카(Picka)

이 서비스에 꽂힌 이유는 뭔가요.

피카의 시리즈 콘텐트는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몰입감이 높아요. 하트시그널·환승연애 같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나요? 피카는 이런 프로그램의 특징을 따와서 ‘이달의 연애’란 게임을 만들었죠. 이용자가 가상 연애 프로그램의 참가자가 되는 콘셉트의 채팅형 시뮬레이션 게임이에요.
또 피카를 통해 인기 IP 콘텐트를 이렇게 활용할 수 있구나란 걸 깨달았어요. 올해 초 피카는 ‘바른 연애 길잡이’와 콜라보한 게임을 출시했고, 차기작으로 ‘유미의 세포들’을 게임화하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IP 콘텐트와 콜라보를 진행할지도 기대돼요.

피카가 보유한 콘텐트 목록이다. ‘이달의 연애 시즌 1,2’는 가장 인기 많은 콘텐트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피카가 보유한 콘텐트 목록이다. ‘이달의 연애 시즌 1,2’는 가장 인기 많은 콘텐트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어떤 점에서 특별하다고 느꼈나요.

게임을 즐기지 않는 내가 우연히 다운받은 피카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현질’을 했습니다. 그만큼 스토리가 재밌어요. 또 원하는 결말을 만들기 원하는 이용자들은 과몰입하게 돼요. 피카는 웹소설, 웹툰, 드라마, 예능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가진 스토리 콘텐트죠.

피카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인기 웹소설이나 웹툰 플랫폼은 환생이나 빙의 콘텐트가 많아요. 누군가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은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의 나와 다른 자아를 가지고 싶은 ‘부캐’나, 여러가지 이상향을 갖는 ‘멀티 페르소나’도 같은 이유일 거고요. 피카는 이러한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히 충족시키고 있어요. 피카에서는 이용자가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다른 캐릭터와 채팅을 하면서 게임을 해요. 적당히 현실감이 있으면서도 비현실적인 요소가 섞인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매력적이에요.

‘이달의 연애 시즌 2’를 시작할 때 주어지는 가이드. 인기리 방영된 하트시그널, 러브캐쳐, 썸바디, 그리고 환승연애와 같은 형식의 콘텐트이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이달의 연애 시즌 2’를 시작할 때 주어지는 가이드. 인기리 방영된 하트시그널, 러브캐쳐, 썸바디, 그리고 환승연애와 같은 형식의 콘텐트이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채팅형 스토리 게임에는 또 어떤 게 있나요.  

모바일 타로 챗봇 서비스 ‘헬로우봇’의 개발사인 ‘띵스플로우’도 지난 5월 ‘스토리 플레이’라는 인터랙티브 스토리 플랫폼을 론칭했습니다. 피카와 스토리 플레이를 살짝 비교해보면, 진행 방식에서 피카는 ‘채팅’ 자체에, 그리고 스토리 플레이는 ‘게임’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요.
모든 에피소드가 채팅으로 진행되는 피카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 느낌을 받아요. 반면 스토리 플레이는 분량이 긴 1인칭 텍스트 소설과 채팅이 섞여 있습니다. 최종회 엔딩들을 미리 보여주고, 10초 안에 해야 하는 모든 답변이 엔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계속해서 상기시켜줘 주인공을 조종하는 느낌이 들어요.

캐릭터 사이의 대화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채팅형 게임에서는 다른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반복은 없는지, 말이 안 되는 건 아닌지, 대화는 얼마나 부드럽게 흘러가는지, 상대는 얼마나 매력적인지 등을 우리가 일상에서 대화하듯 잘 구현해야 어색하지 않죠. 이런 이유로 피카에서는 주어진 옵션에서 대화를 고르도록 해요. 이런 방식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대화의 품질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어요. 현실적으로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봐요. 아직 자유롭게 AI와 대화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니까요. 이용자 입장에서도 직접 대화를 타이핑하는 것보다 몇 가지 옵션 중 고르는 게 편하기도 하고요.

‘범죄의 기준’ 에피소드를 진행할 때 받을 수 있는 힌트.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범죄의 기준’ 에피소드를 진행할 때 받을 수 있는 힌트.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사용자가 본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콘텐트가 다양하고, 완성도 높다는 점이요. 다양한 장르의 콘텐트는 에피소드마다 사용자가 채팅하면서 결말을 만드는 방식이라 하나로 정해진 게 아니에요. 같은 콘텐트라도 사용자마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거죠. 스토리도 설득력 있고, 구성에도 많은 공을 들였더라고요. 일러스트·사진·영상 등 시각적인 장치까지도 완성도가 높았어요. 스토리에 확 몰입할 수 있었거든요. 특히 ‘범죄의 기준’이란 시리즈가 최고였던 거 같아요.
덧붙여 무엇보다 캐릭터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다고 느꼈는데, 이 비결은 피카의 MMCP(Massive Multi Character Platform) 기술에 있어요. 사용자 선택에 따라 다른 반응을 하고, 이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사용자가 던지는 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 캐릭터가 서버에 존재하면서 스스로 학습하고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한 구조예요.

만족도는 어땠나요.

10점 만점 기준으로 8점이었습니다. 높은 점수를 준 첫 번째 이유는 피카가 제작한 콘텐트에 있어요. 로맨스뿐만 아니라 미스터리·추리·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시리즈가 있어요. 전반적으로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고 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아 이용자로서 몰입도가 높고요. 다만 가끔 지나치게 결제를 요구한다는 지점들이 있고, 아이패드로 이용할 때 창이 제대로 안 뜰 때가 있어서 2점을 뺐습니다.

가격을 언급했는데, 비용은 어떤가요.

우선 게임을 원활하게 하려면 ‘배터리’와 ‘골드’가 필요해요. 피카 내의 캐시인 골드를 산 다음, 골드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구조입니다.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려면 배터리가 필요해요. 배터리는 에피소드를 진행할수록 차감됩니다. 골드로 배터리도 살 수 있지만 게임을 하는 도중 힌트나 상대 캐릭터의 공략 포인트나 호감도를 높이는 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골드 충전은 현금으로 결제하기도 하지만, 무료로도 가능합니다. 무료 충전은 하루 한 번 랜덤 기프트를 노리거나, 3시간마다 30% 배터리 충전, 광고 시청 후 무료충전을 이용하면 돼요. 게임을 하다 보면 종종 배터리가 너무 빨리 소모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부러 골드를 사게 유도한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죠. 결제해서 골드로 배터리를 충전했는데 게임 앱에서 필요 이상의 정보를 주며 시간을 끌 때는 짜증이 밀려오곤 해요.

배터리를 무료로 충전하는 방식은 미션이나 광고를 보거나 하루를 기다리는 것이다. 무료 충전 방식은 모두 온전히 콘텐트를 즐기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현질’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배터리를 무료로 충전하는 방식은 미션이나 광고를 보거나 하루를 기다리는 것이다. 무료 충전 방식은 모두 온전히 콘텐트를 즐기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현질’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피카의 크리에이터를 칭찬한다면요.

에피소드를 열람할 때 필요한 골드를 하루 단위로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요. 이런 ‘기다리면 무료’ 방식은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꾸준히 출석하게 만드는데 탁월한 장치가 돼요. 이 모델은 카카오스토리가 가장 먼저 도입해 큰 성공을 맛보았어요. 네이버 웹툰도 후에 도입했고요.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마인드에 주효한 비즈니스 모델인 것 같아요.

제안하고 싶은 부분은요.

주요 대상층이 20대 여성이다 보니 주요 캐릭터는 여성이 많았어요. 남성 캐릭터의 시점으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으면 재밌을 것 같아요. 특히 로맨스요. 예를 들어 ‘유미의 세포들’은 ‘유미’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남자 주인공인 ‘구웅’에 이입하며 보는 남성 시청자도 있을 거예요. 아직 피카 버전의 유미의 세포들이 출시 되진 않았지만 유미가 아닌 구웅의 시점으로도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면, 웹툰이나 드라마 다른 결말이 나올지도 궁금하고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웹소설이나 웹툰을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피카를 통해서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콘텐트도 다양해서 내 취향에 맞는 콘텐트를 고를 수도 있고요. ‘바른 연애 길잡이’나 ‘유미의 세포들’을 재밌게 봤는데, 다른 결말을 원하는 분들에게도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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