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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발톱 무서워"…빨라지는 긴축에 밈주식 파는 美개미들

중앙일보

입력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밈 주식’(meme stock·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주식 종목)의 자유낙하가 시작됐다. 이들 주식 가격을 끌어올렸던 개인투자자(개미)가 위험자산 털기에 나서면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이날 각각 13.9%, 15.3% 떨어졌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두 주식은 이달 들어 각각 30%와 31%씩 하락했다. 두 주식 모두 지난 6월 이후 최저가를 찍었다. 또 다른 밈 주식인 베드 배스&비욘드도 이날 6.5% 떨어졌으며, 클로버헬스 역시 이달 들어 14.5% 하락했다.

이들 주식은 올해 상반기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뭉친 개미들이 집단으로 주식을 사들여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게임스톱의 경우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반발한 개미들이 집중 매수해 공매도 세력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며 양측의 대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밈 주식에 미국 개미의 인내심도 바닥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BC는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은 연초 주가 폭등 이후 e커머스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는 데 실패하면서 점차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개미의 밈 주식 손절의 이유 중 하나는 조금씩 다가오는 긴축의 그림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이 등장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데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긴축을 서두를 채비를 하고 있다.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은 이번 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대로 매(긴축 선호)의 발톱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들은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인플레이션 움직임 속에서 이번 FOMC가 역사적 정책 전환 전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완료 시점도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이미 투자심리는 쪼그라들고 있다. 이날 나스닥 지수(-1.39%), 다우지수(-0.89%), S&P500 지수(-0.91%)는 모두 하락했다. 암호화폐도 급락 중이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 1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31% 하락한 4만69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대처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주요 결정을 앞두고 주가가 하락했다”며 “주식 매도세는 투자자들이 위험한 자산에서 철수할 때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 암호화폐를 강타했고, 밈주식 역시 급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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