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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경제’ 온전히 꽃피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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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김영호 전 한국교통대 총장

김영호 전 한국교통대 총장

올해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10주년이 되는 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시장 환경 역시 크게 변화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의 2020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2018년 1677억 달러에서 연평균 12.9% 증가해 2024년에는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시장도 2020년 추정치로 전년 대비 14.3% 성장한 19조2736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데이터 경제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관련 이슈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 경제 등 산업구조 달라져
기술혁신에 맞게 규제 완화 필요

특히 최근 크게 주목받는 이슈로 온라인 플랫폼을 둘러싼 쟁점이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편익이 커지고, 데이터 정보가 늘어날수록 데이터 추가 수집에 필요한 한계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네트워크 효과와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한 승자독식 시장 모델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데이터 독점에 따른 경쟁 제한의 가능성이 크게 우려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 볼 수 있다.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이들의 선택권을 구조적으로 제한하거나 개인정보의 오용과 남용을 통해 이용자 피해를 가중할 우려가 상존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본인 또는 제3자에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전송요구권을 이용자에게 부여해 데이터를 분산하는 방안이 꾸준히 논의됐다. 이 경우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수년간 축적된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 주체의 통제권이 강화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 범위를 손쉽게 확장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플랫폼 기업과 개인 간 힘의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다는 미덕에 더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나아가 스타트업들의 데이터 교류를 활성화해 데이터 산업 전반의 동반성장을 유도한다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해외 직구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경계 허물기가 가속하는 상황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필요성은 물론, 이전된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가 범국가적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외로 이전할 때마다 정보 주체의 명시적인 동의를 요구하는 현행 법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매번 정보 주체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형식적 동의로 인해 정보 주체에 책임이 전가되는 부작용을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국외 이전을 허용하더라도 법을 위반하거나 보호 수준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시 이를 중지하는 등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데이터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있어 선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실시간 정보 수집이 필요한 드론·자율주행차 같은 이동형 영상기기는 디지털 기술 환경의 변화를 고려한 규제 합리화를 논의해야 하는데, 이 부문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다만 정부가 오랜 논의를 거쳐 최근 국회에 제출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 법률안이 관련 내용의 일부를 다루고 있는데, 이 법안이 진일보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우리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전면적으로 재편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회는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조속히 심의해 연내에 통과할 필요가 있다.

안전한 데이터 활용을 보장하는 동시에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는 한순간의 마법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모두 수고롭게 이루고 가꿔가야 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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