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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4일, 추가 전파까지 3일...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123명 분석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13일 오후 전남 함평군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함평읍 주민들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날 함평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함평읍과 손불면 주민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뉴스1

13일 오후 전남 함평군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함평읍 주민들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날 함평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함평읍과 손불면 주민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들을 분석했더니 잠복기와 증상 발현 이후 추가 전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훨씬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파력이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대신 감염자들의 증상은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123명의 증상과 경과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확정 감염자(90명)와 역학적 역관 사례(33명)다. 현재 국내에서는 11월말 해외에서 처음 유입된 이후 인천 미추홀구의 교회와 전남 함평의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고 있다.

질병청 분석에 따르면 123명 중 여성이 57.7%, 20~50대가 63.4%다. 초기 외국인 집단에서 퍼진 탓에 외국인 감염자 비중(53.7%)이 높게 나타났다. 추정 감염 장소는 해외 18.7%, 가정 36.6%, 교회 21.1%, 보육시설 13.0%등으로 분석됐다. 해외 감염자를 탑승지 기준으로 보면 남아공 10명, 나이지리아 5명, 모잠비크 2명, 콩고민주공화국 2명, 에디오피아 1명, 영국 1명, 이란 1명, 러시아 1명 등이다.

인천 교회 관련 사례 29명을 따로 뽑아 분석했더니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의 평균잠복기는 4.2일이었다. 일반적인 코로나19 평균 잠복기(5~7일)보다 짧고 델타 변이(3~5일)와 비슷했다. 앞선 감염자의 증상 발현일부터 추가 감염자 증상일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평균 세대기’는 2.8일~3.4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델타변이 추정 세대기 (2.9일~6.3일)보다 짧아 전파력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23명 오미크론 확진자 중 미접종자는 54.5%, 2차접종 완료자는 37.4%로 나타났다. 2차 접종완료자 46명을 백신별로 보면 화이자 60.8%, 아스트라제네카 8.7%, 모더나 21.7%, 얀센 8.7% 등이다.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들은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가벼운 것으로 분석됐다. 진단 시 무증상 24.4%로, 미접종자와 접종완료군의 무증상 비율은 비슷했다. 주요증상은 발열 32.5%, 인후통, 기침 약 30%, 두통 20.3%, 오한 15.4% 였고, 미각ㆍ후각 소실은 0.8%였다. 이날까지 오미크론 확진자 가운데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해외 방역당국의 분석 결과도 비슷하다. 전파력은 델타보다 한수 위인 반면 증상은 가볍다는 것이다. 일본 니시우라 히로시 교토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미크론의 감염재생산지수(1명의 확진자가 추가 감염 시키는 사람 수)가 델타 변이의 2~4.2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최대 4배 넘는 전파력을 가진다는 분석이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지난 8일 의회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오미크론 사례는 568건이지만, 실제 감염자 수는 20배가량 많은 1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한다”며 “2.5~3일 주기로 확진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추세에 비춰볼 때, 이달 말까지 감염자는 100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델타 변이의 경우 7일 간격으로 두 배 늘어났던것과 비교하면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훨씬 전파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8일 브리핑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가벼운 증상을 유발한다는 증거를 일부 확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초기 임상 자료에 근거한 분석인 만큼 아직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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