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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취약 동네' 길 단위로 세세히 알려준다, AI 측정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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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의 이미지 예시. 왼쪽으로 갈수록 높은 일탈 행위 유발 확률이 높다. [사진 GIST]

서울 지역의 이미지 예시. 왼쪽으로 갈수록 높은 일탈 행위 유발 확률이 높다. [사진 GIST]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내가 사는 곳, 다니는 직장 등이 속한 동네의 범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도로나 건물 상태 등 시각적 특성을 모델링(이용하기 쉬운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하고 인공신경망을 통해 일탈 행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구조다. 향후 도시 계획 수립 및 질서유지 정책에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GIST(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전해곤 교수팀은 AI 기반 도시시각 영상정보를 통해 일탈행위 발생 가능성을 탐지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구글맵이나 네이버 지도의 거리뷰(view)를 활용해 대규모의 데이터셋을 구축한 다음 이를 112 신고 데이터와 매치해 해당 지역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이를 분석한 결과 도로가 깨끗하고, 거리에 있는 빌딩이 새 것일 수록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나무가 파랗고 울창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의 동네를 도로별로 나눠 총 5단계의 범죄 발생 예측 레벨로 나눴다. 1단계는 강력범죄 위험이 높은 곳이고, 5단계는 치안이 아주 양호한 곳이다. 같은 동네라도 도로와 빌딩 상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마포구 상암동'과 같은 동네 단위가 아니라 '마포구 상암산로 48'과 같은 길 단위로 세세하게 나눴다.

기존에도 도시 치안을 예측하는 방법론들이 있지만 연령별 인구수·중산층 비율·자살율 같은 인구통계학 정보를 바탕으로 도시 안전도를 예측했기 때문에 실제 범죄 발생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도시가 안전한지를 포괄적으로 예측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연구 알고리즘 적용 예시. 빨간색은 기존 알고리즘 기반 최단 경로, 파란색은 이번 연구 알고리즘 기반 안전 경로, 즉 위험 경로를 우회하는 것. [사진 GIST]

연구 알고리즘 적용 예시. 빨간색은 기존 알고리즘 기반 최단 경로, 파란색은 이번 연구 알고리즘 기반 안전 경로, 즉 위험 경로를 우회하는 것. [사진 GIST]

이에 비해 연구팀은 경찰에서 갖고 있는 실제 범죄 정보의 GPS 값을 실제 거리뷰와 결합해 거리단위로 위험성, 범죄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강력범죄 발생뿐 아니라 무단횡단, 쓰레기 투기 같은 비규범적 일탈행동 발생까지 예측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해곤 G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깨진 창문 이론’에 기반한 도시치안 이론 대신 ‘포괄적 일탈행위 이론’을 인공지능 모델로 구현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시각정보와 범죄사회학, 범죄심리학 같은 사회과학 분야 이론을 인공지능과 접목시키려는 시도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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