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80 중증 894 최다, 방역 결단 급하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멈추고 특별방역대책을 내놓은 지 열흘이 지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진정될 기미가 없다. 12일에도 신규 환자는 닷새째 7000명 안팎이었고, 위중증 환자는 1000명에 육박했다. 사망자는 전날(11일) 역대 최다(80명)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미뤄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6689명으로 지난 8일 이후 닷새 연속 7000명 안팎이다. 위중증 환자는 894명으로 가장 많았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돌입한 11월 1일 343명이었는데, 한 달여 만에 2.6배로 늘었다. 사망자는 전날 80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이날도 43명 추가됐다. 1일 이상 병상 대기자는 1739명이다. 전파력이 높다고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도 크게 늘어 해외 유입 23명, 국내 감염 67명 등 90명으로 집계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현 유행 수준(감염재생산지수 1.28)이 유지된다면 이달 말 확진자는 1만2158명, 위중증 환자는 1767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대로는 확산세를 꺾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잇따른 정부 대책이 위중증 환자 발생을 감소시킬 만한 핵심 처방은 아니라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산불이 났는데 헬기로 물도 뿌려야지 밑에서만 끈다고 되겠냐”며 “근본 해결책은 접촉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단기적으로 확진자 규모를 줄여야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부터 달라지는 방역 조치

최근 정부도 영업시간 제한과 사적 모임 축소 등 특단의 대책을 시사했지만 실현될지 미지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영업자 손실을 화끈하게 보상해 주고 한 달간 확 조이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며 “비극을 막으려면 식당 등은 오후 5시에 문을 닫고 포장·배달만 해야 한다. 움직임을 제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거리두기 4단계로 돌아가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4단계 조치에 들어가 감염재생산지수가 0.77로 떨어질 경우 이달 말께 신규 환자 발생은 3130명까지 감소하지만, 누적 환자가 많아 위중증 환자는 94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부터 방역패스 위반 땐 손님 10만원 업주 150만원 문다

12일 서울 성균관대에서 열린 종로학원 대학 입시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실 전 방역패스를 확인받고 있다. 오늘(13일) 0시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나 48시간 이내 코로나19 PCR 검사 음성확인서가 없는 경우 식당·카페 등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제한된다. [뉴스1]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은 부족한데 중증 환자는 일정한 비율로 매일 나온다”며 “사망자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성공하면 추가 중증 병상이 나오지 않고, 사망자가 많은 날은 추가 병상이 생기는, 의료진에게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부스터샷(추가 접종)과 방역패스 강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부스터샷을 서두르기 위해 13일 0시에 접종 예약을 시작했다. 접종 완료 석 달(90일)이 지난 만 18세 이상 성인이 대상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는 모더나 백신으로만 추가접종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http://ncvr.kdca.go.kr)에서 예약하면 된다.

원칙적으로 같은 백신을 맞는다. 백신을 고를 수는 없다. 요컨대 화이자-화이자 접종자는 화이자로, 모더나-모더나는 모더나로 예약해야 한다. AZ-AZ나 얀센은 모더나를 맞는다. 선택을 허용할 경우 특정 백신 쏠림으로 부족 사태가 우려돼서다. 다만 모더나 접종금지 대상자가 진단서 등을 제출해 허가를 받으면 화이자로 바꿀 수 있다.

반대로 잔여백신은 선택할 수 있다. AZ 접종자도 잔여백신 앱에서 부스터샷으로 화이자를 신청할 수 있다. 화이자-화이자 접종자도 모더나를, 모더나-모더나 접종자도 화이자를 맞을 수 있다. 얀센 접종자도 모더나 대신 화이자를 맞을 수 있다. 개봉 후 6시간이 지나면 못 쓰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도 부스터샷을 앞당긴 이유다. 이대로 가면 내년 1~2월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스터샷을 접종 완료 후 3개월로 앞당기면 60세 이상 고령층은 이달에, 18~49세도 내년 1월에 부스터샷을 완료할 수 있다.

또 13일 0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나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확인서 등 방역패스를 지참해야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추가돼 지난 6일부터 계도기간을 거친 다중이용시설은 식당·카페 외에도 학원,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오락실 제외), PC방, (실내)스포츠경기(관람)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이다.

위반 때는 이용자와 사업주 모두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이용자 10만원, 사업주 1차 위반 150만원, 2차 위반 300만원이다. 방역지침을 어기는 다중이용시설은 1차 적발 시 10일간, 2차 20일, 3차 3개월의 영업중단 명령을 내린다. 4차 위반 때는 폐쇄 명령까지 내린다.

다만 백신 미접종자도 식당에서 혼밥은 할 수 있다. 미접종자 1명만 포함해 사적 모임도 할 수 있다. 수도권은 접종자 5명에 미접종자 1명, 비수도권은 접종자 7명에 미접종자 1명으로 사적 모임이 허용된다.

한편 청소년 백신 접종을 늘리기 위한 교육부의 ‘찾아가는 청소년 백신 접종’ 수요 조사에서 8374개교, 8만433명(11일 자정 기준 )이 접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부터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을 통해 수요를 조사했다. 초6(만 12세)~고2(만 17세)의 보호자나 법정대리인이 대상이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15일부터 접종에 들어간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황수연·이후연 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