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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사각턱 없애려다 다른 병 치료 못한다, 보톡스 '위험한 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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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일 부회장은 “보툴리눔 톡신에 한 번 내성이 생기면 평생 지속할 가능성이 커 처음부터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서구일 부회장은 “보툴리눔 톡신에 한 번 내성이 생기면 평생 지속할 가능성이 커 처음부터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미세 주름까지 없애려다 내성
보툴리눔 톡신 치료  효과 저하
순수 톡신만 정제한 제품 사용을

생애 첫 뷰티 시술로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주사다. 주삿바늘로 콕콕 찌르면 얼굴 주름은 물론 네모로 각진 사각턱도, 거북목처럼 보이는 어깨 승모근도, 볼록 튀어나온 종아리 근육도 축소시킨다. ‘안 맞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맞은 사람은 없다’는 말도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고용량을 자주 쓰면 내성으로 사용 효과가 떨어진다. 보툴리눔 톡신 치료 분야 권위자인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 서구일(모델로 피부과) 부회장을 만나 보툴리눔 톡신의 주의점과 효과적인 사용법에 대해 들었다.

-보툴리눔 톡신에 내성이 생기면 어떻게 되나.

 “얼굴 주름 개선, 사각턱 교정, 안검 경련, 편두통, 요실금, 뇌졸중 근육경직 완화 등 보툴리눔 톡신을 이용해 근육을 이완하는 모든 치료에 효과가 떨어지거나 없어진다. 보툴리눔 톡신은 메디컬 에스테틱뿐 아니라 치료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얼굴의 표정 주름은 없애지 않아도 그만이다. 하지만 보툴리눔 톡신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사라진다. 대개 건강한 20대에 처음 보툴리눔 톡신을 접하다 보니 이를 간과하기 쉽다.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올바르고 안전한 시술 문화 정착을 위해 3년째 보툴리눔 톡신 내성 관련 캠페인을 지속하는 이유다.”

 -내성은 왜 생기는 건가.

 “보툴리눔 톡신 오·남용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얼굴 주름을 펴주는 보툴리눔 톡신의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그런데 보툴리눔 톡신의 얼굴 표정 주름 개선 효과는 6개월 정도로 일시적이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미세한 주름까지 완벽하게 관리하려고 욕심내려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이 생긴다. 참고로 보툴리눔 톡신은 시술 주기가 짧을수록, 1회에 고용량을 쓸수록, 누적 보툴리눔 톡신 사용량이 많을수록 내성이 잘 생긴다.”

 -주기적으로 투약하는 만큼 내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은 누구에게 언제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뇌졸중 등 질환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의 보툴리눔 톡신 치료는 1회 사용량이 적어 내성 발생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그런데 2006년 국내에서 사각턱 교정을 위해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했다가 내성이 생겼다는 보고가 나왔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 안전지대는 없다. 의료 소비자도 스스로 내성 위험성을 인지하고 조심해야 한다.”

 -최근 20대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늘었는데, 문제는 없나.

 “보툴리눔 톡신 첫 시술 연령대의 절반 이상은 20대다. 대부분 어깨 승모근이나 얼굴 사각턱, 종아리 알통, 팔뚝 삼각근 등을 위축시켜 체형을 교정하는 바디 톡신으로 입문한다. 보툴리눔 톡신 시작 나이가 어린 만큼 누적 시술 횟수가 많아지고, 1회 사용량이 얼굴 표정 주름보다 2~3배가량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내성 발생 위험이 더 크다. 처음부터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제품별로 내성을 유발하는 신경독소의 비율에 차이가 있다. 가능한 순수 톡신만 정제해 내성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선택하길 권한다. 시판 이후 지금까지 한 건도 내성 발생이 보고된 바 없다. 내성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첫 치료에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 보툴리눔 톡신의 최대 효과는 2주 이내 나타나고, 8~12주 동안 유지된다. 매주 리터치를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성 발생 가능성만 커질 뿐이다. 권장 용량을 초과해 시술하거나 시술 주기가 짧으면  내성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한 번 생긴 보툴리눔 톡신 내성은 평생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학회에서 보툴리눔 톡신 내성 인식도를 설문 조사했더니 전문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시술하는 의료진의 90%는 내성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의료 소비자는 고작 7%만 내성을 고려한다. 의료진 역시 보툴리눔 톡신 내성 예방·대처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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