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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재택근무 지겹다고? 휴가지서 일하는 ‘워케이션’ 어때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75)

코로나 사태를 맞아 일본에서 재택근무의 또 다른 유형인 워케이션이 새로운 일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워케이션은 미국에서 이미 10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다.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다. 일반적으로 휴가를 겸한 리조트 지역 등 비일상적인 여행지에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급휴가로 일을 하는 의미는 아니다. 워케이션은 근무 장소를 묻지 않는 일 방식이다. 예를 들어, 리조트 지역에서 머물며 일하면서 관광도 즐길 수 있다.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로, 비일상적인 여행지에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직원의 건강을 증진하면서 개방적인 분위기 속 창의적 발상을 끌어내기 좋다. [사진 stockvault]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로, 비일상적인 여행지에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직원의 건강을 증진하면서 개방적인 분위기 속 창의적 발상을 끌어내기 좋다. [사진 stockvault]

워케이션을 복리후생으로 활용하는 기업

워케이션은 일을 쉬지 않고도 가족이나 지인과 여행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유급휴가를 사용해 해외여행을 할 때 일을 해야 하는 날이 있어 3일간 숙박 후에 귀국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자. 그러나 해당일을 워케이션으로 해 여행지에서 일하면 귀국할 필요가 없어 일주일의 해외여행할 수 있다. 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귀향하고 싶지만, 유급휴가를 전부 사용한 경우 워케이션을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기분 전환을 위해 장소를 바꾸어 일하는 제도로 워케이션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휴가와 합치지 않고 취득하는 경우도 많다.

워케이션은 직원의 유급휴가 취득을 촉진할 수 있다. 휴가처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유급휴가 취득률이 올라갈 수 있다. 유급휴가를 촉진하여 직원의 업무효율이 올라가고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기업의 새로운 업무 스타일이 도입되어 직원에게 선택지를 늘리면 외부에 기업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진다.

공익법인 일본교통본사는 국민의 여행의식을 조사했다. 2018년 휴가를 쓸 수 없었거나 가족과 휴일이 겹치지 않아 여행을 못한 사람이 65.1%를 차지했다. 실제로 한국기업의 직장인들 가운데 바쁜 업무와 동료의 눈치 때문에 휴가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서 하는 일을 회사가 인정한다면 휴가를 쓰기 쉬울 것이다. 젊은 세대는 워케이션을 활용해 연차휴가를 소화하거나 장기휴가를 쓸 것이다. 워케이션으로 휴가를 쓰기 쉽게 한다면 관광수요는 늘릴 가능성이 있다.

복리후생의 일환으로서이미 워케이션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장소를 묻지 않는 유연한 일 방식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창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항공은 워케이션을 통해 휴가를 쓰도록 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에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2016년에는 자택 이외의 지역에서의 근무를 인정하고 있다. 일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2018년부터 워케이션을 도입하였다.

워케이션은 직원의 건강을 증진하면서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창의적 발상을 끌어낼 수 있는 근무방식이다. 직원의 창의성·발상력·생산성을 높이고, 자유롭고 자율적으로 일할 기회를 주어 기업의 매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2019년 워케이션을 도입한 유니리버 재팬은 지자체와 제휴하고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 과제를 해결하는 등 CSR 추진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NTT 경영연구소, JTB, 일본항공은 워케이션의 효과를 실험하였다. 워케이션은 회사에 대한 애착과 소속의식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워케이션을 실시할 때 업무성과는 20% 높아지고, 업무 스트레스는 37.3%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워케이션이 끝난 후에도 5일간 그 효과는 지속하였다.

워케이션 유치로 지역의 매력을 높이는 지자체

코로나 시대에 맞는 여행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역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작은 여행을 하는 것이다. [사진 pxhere]

코로나 시대에 맞는 여행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역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작은 여행을 하는 것이다. [사진 pxhere]

지자체에도 워케이션은 매력적이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인바인드 수요는 크게 줄어들었다. 새로운 일 방식인 워케이션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워케이션이 활성화되면 지역의 관광 숙박업은 평일에도 고객이 늘어나고 휴일과 균등화하는 장점이 있다. 지자체가 워케이션을 도입하면 관광객을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웨케이션은 관계 인구를 늘리는 좋은 방법이다. 저출산·고령화 과제를 안고 있는 지방에서 관계 인구를 늘리면 지역 내외의 사람들이 연계해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일본의 환경성은 워케이션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숙박시설에 일할 수 있는 기본설비를 갖추어 워케이션을 체험하는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와이파이의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온천시설과 국립공원 캠핑장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사업단체와 관광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워케이션을 착수한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9년 와카야마 현과 나가노 현이 주체가 되어 워케이션 지자체 협의회를 설립했고 2020년 8월 현재 99개의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와카야마 현은 워케이션 사업을 선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미쓰비시가 2018년 와카야마 현 미나미키시라하마에서 워케이션을 개설을 발표해 이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해도가 낮아 사회 전체에 퍼지지 않고 있다. 최근 와카야마 현은 워케이션 프로젝트인 ‘와카야마 워케이션 네트워크’를 설립하고 참여한 기업과 단체의 대책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온천과 리조트로 인기 있는 시라하마쵸는 워케이션 최적지로 꼽히면서 모니터 투어를 모집하는 등 관계 인구의 창출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워케이션을 도입할 때 과제도 있다. 워케이션은 직원에게 일하는 선택지가 늘어나지만, 기업에 단점이 있다. 기업은 근태관리의 복잡성, 인사평가의 곤란, 도입 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오피스 밖에서 일하기 때문에 근태관리와 인사평가가 곤란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등 보안비용이 소요된다. 워케이션을 추진하는 기업은 노동시간과 비용, 산재 적용 범위 등 노무관리 제도를 재구축해야 한다. 정보보안 대책도 필요하다. 또한 워케이션 제도를 수용할 수 있는 우호적인 기업문화와 직장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워케이션을 수용하는 민간사업자와 지자체도 네트워크 환경을 정비하고 공유 오피스와 미팅룸 등 업무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워케이션은 풍부한 자연환경 조건도 중요하지만, 현지사람들과 교류, 비일상적 활동도 중요하다. 이러한 자유로운 활동 속에서 번뜩이는 혁신적 사고를 떠올리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고, 회사 혁신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매력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다른 관광지역과 차별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을 막고 코로나 시대에 맞는 여행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 여행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작은 여행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른바 작은 여행, 마이크로 투어리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자택에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장소에서 보내는 여행 스타일이다.

코로나로 인해 좁아진 범위에서 약간의 윤택함을 즐기며 생활에 색채를 가미한 새로운 형태다. 감염자가 많은 지역의 자택에서 약간 떨어진 호텔과 여관에서 마이크로 투어리즘을 시험하는 직장인도 있다. 호텔은 텔레워크를 위한 숙박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이크로 워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한 도시형 호텔도 늘어나고 있다. 호텔 객실은 네트워크 환경과 사생활 보호장치가 잘 갖춰져 업무시설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기업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업무 중에 집안일을 동시에 경험하였다. 일과 일상의 사생활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현상을 느꼈다. 워케이션은 휴가라는 비일상적인 생활과 일을 통합하고, 워라밸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수단이다. 워케이션이 확대되고 일 방식이 더욱 다양화되는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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