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민지리뷰] 요즘 구하기 힘들다는 90년대 감성 패션의 진수

중앙일보

입력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뉴트로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까지 유행했던 옷들에 MZ세대가 여전히 열광하고 있다. 털이 북슬북슬한 어그 부츠가 다시 거리를 활보하고, 노스페이스·Lee·타미힐피거와 같은 브랜드 큼지막한 로고들에 더 눈길이 간다. 그중 나의 원픽은 ‘폴로랄프로렌’이다. 타임리스 디자인이란 이런 것일까. 적당히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의 케이블 니트 카디건과 홀스 로고의 로퍼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멋스러워 보인다. 이제 막 겨울이 시작됐으니 앙증맞은 폴로 베어가 새겨진 목도리라도 하나쯤 쇼핑해보자. ‘옷 좀 입네’란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폴로랄프로렌이 뉴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인기다. 90년대 감성의 옷에 MZ세대가 열광하며 두 제품 모두 오프라인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았다. [사진 박세미]

폴로랄프로렌이 뉴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인기다. 90년대 감성의 옷에 MZ세대가 열광하며 두 제품 모두 오프라인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았다. [사진 박세미]

리뷰할 패션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MZ세대에게 핫한 폴로랄프로렌의 걸즈 카디건과 모카신입니다. 카디건은 네이버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배송비 포함 7만9900원에 샀어요. 라운드 네크라인과 케이블 니트 짜임의 조화가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고, 100% 코튼 소재를 사용해 피부에 직접 닿아도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합니다. 데지 홀스 로퍼는 브라운 컬러를 선택했는데 알록달록한 홀스 로고가 특징이에요. 신을 벗으면 안쪽의 빨간 체크가 포인트가 드러나죠. 로퍼는 포인트폴더앱에서 7만9000원에 구매했습니다.

폴로랄프로렌 #걸즈 카디건 & 모카신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90년대 한창 인기 브랜드였던 폴로랄프로렌이 2021년으로 귀환했습니다. 최근 MZ세대의 선택을 받으면서 매출이 50% 이상 상승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로 인기가 있냐하면, 폴로랄프로렌에 흠뻑 빠졌다는 의미로 ‘랄뽕’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예요. 뉴트로 열풍을 타고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브랜드로 거듭났는데요. 한 편으로는 추억의 브랜드라서 반가운 사람도 있을 거예요.
이런 트렌드는 지난해부터 시작됐어요. 저는 국내외 인플루언서들이 랄프로렌의 니트나 가디 건류를 특히 많이 입는 것을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성인 제품은 20만원 대라 비싸다고 느껴서 가성비 좋은 ‘걸즈 라인(키즈)’으로 구매해보았습니다. 컬러는 핑크·아이보리·블랙 등 다양해요. 그 중 네이비에 하얀 로고가 예뻐 구입했습니다.
로퍼는 지난해 가을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쇼핑몰 모델이 착용한 걸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어요. 당장 사고 싶었지만 계속 품절이라 번번이 실패했죠. 기다리고 기다려 올여름에나 살 수 있었어요. 사실 신발에 수놓은 로고 중 폴로베어가 더 인기가 많아요. 하지만 홀스 로고의 클래식한 멋에 이끌려 선택했어요.

카디건은 라운드 넥과 케이블 니트 짜임이 멋스럽다. 9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럽다., 100% 코튼이라 피부에 닿아도 까끌거리지 않고 부드럽다. [사진 박세미]

카디건은 라운드 넥과 케이블 니트 짜임이 멋스럽다. 9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럽다., 100% 코튼이라 피부에 닿아도 까끌거리지 않고 부드럽다. [사진 박세미]

데지 홀스 로퍼는 지난해부터 구입하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올 여름에야 원하는 디자인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사진 박세미]

데지 홀스 로퍼는 지난해부터 구입하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올 여름에야 원하는 디자인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사진 박세미]

구입하는 요령이 있다면요.

두 제품 모두 오프라인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온라인에 사야 하는데, 신발과 옷은 직접 입어볼 수 없으니 나에게 맞는 사이즈를 고르는 데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어요. 반품해서 교환하는 것도 번거롭고요.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의 후기나 블로거의 후기를 꼼꼼하게 찾아보고 사이즈를 결정했어요. 직접 입어보니 팔 길이는 적당한데 기장이 조금 짧더라고요. 크롭처럼 떨어져요. 키가 160cm가 넘는다면, 최소 L 사이즈 이상은 고르셔야 해요. L 사이즈는 적당하게 몸에 맞고, XL 사이즈는 낙낙하게 떨어집니다.
겨울 신발은 착화감도 중요하지만, 양말이나 스타킹을 착용하고 신는다는 걸 고려해서 불편하지 않을 사이즈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실텐데요. 이 로퍼는 조금 크게 나온 편이더라고요. 후기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분명 한 사이즈 크게 샀겠지만, 신발이 조금 크게 나온 편인 데다신다 보면 늘어난다는 후기가 많아서 오히려 반 사이즈를 줄여서 구매했습니다. 반 사이즈나 작지만 실제 양말을 신고 신어도 불편하지 않더라고요.

얼마나 만족했나요.

카디건은 10점 만점 10점입니다. 후기만 보고 구매한 것인데 사이즈도 제가 기대했던 것처럼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게 적당히 핏 되어서 매우 예쁘게 입고 다니고 있어요. 소매와 밑단도 밀도가 조밀하고 두께도 도톰해 가을부터 계속 입고 다녔어요. 겨울이 되니 외투 안에 받쳐 입기도 좋아요. 코튼 100% 소재라 보풀도 잘 생기지 않아요. 몇 번 입고 세탁해 봤는데, 괜찮더라고요. 오래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걸즈 제품이라 입었을 때 로고 위치가 조금 위쪽에 있다는 점이 살짝 아쉽긴 해요.
반면 로퍼는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어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귀여운 로고와 디자인이었어요. 박음질도 정교한 편이라 마감이 깔끔한 점도 좋아요. 하지만 안감이 모 소재라 쌀쌀해지기 전에 신기엔 너무 더워서 딱 늦가을과 겨울에만 신을 수 있어요. 또 겉감은 스웨이드 소재라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엔 신을 수 없어서 사실상 신을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요.

100% 코튼 소재의 카디건. 피부에 닿아도 까끌거리지 않고 부드럽다. [사진 박세미]

100% 코튼 소재의 카디건. 피부에 닿아도 까끌거리지 않고 부드럽다. [사진 박세미]

모카신 스타일의 로퍼는 브라운 컬러에 알록달록한 홀스 로고가 특징이다. 안쪽엔 빨간 체크 모직을 사용해 신발을 벗어놓아도 포인트가 된다. [사진 박세미]

모카신 스타일의 로퍼는 브라운 컬러에 알록달록한 홀스 로고가 특징이다. 안쪽엔 빨간 체크 모직을 사용해 신발을 벗어놓아도 포인트가 된다. [사진 박세미]

아쉬운 점을 살짝 언급하셨는데, 다른 부분은 없었나요.

한 가지 더 꼽자면 로퍼의 밑창이 너무 얇아요. 오래 걸으면 발이 아프더라고요. 밑창을 조금 더 두껍게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격은 어떤 편이라고 생각하나요.

카디건과 신발 모두 이보다 합리적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요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카디건이나 신발을 사면 10만원이 훌쩍 넘어요. 폴로랄프로렌은 미국에서도 나름 상류층을 상징하는 브랜드인데,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 아닐까 싶어요. 원래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이지만, 미국 아웃렛에선 꽤 저렴하게 판매한다더라고요. 미국에서 직접 구매하면 좋겠지만, 브랜드 정책상 직구를 엄격하게 막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카디건 같은 아웃렛 제품은 구매대행을 통해 사는 게 가장 저렴한 것 같아요. 로퍼는 이제 국내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곳들이 많아졌어요. 몇 계절을 기다렸다가 샀던 나보다는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가디건과 로퍼에 이어서 계속 유행을 이어가고 있는 폴로랄프로렌의 패션 아이템들. 니트류로는 폴로 베어가 전면에 크게 수놓아진 디자인이나 집업 스타일이 겨울에도 꾸준히 인기다. [사진 폴로랄프로렌]

가디건과 로퍼에 이어서 계속 유행을 이어가고 있는 폴로랄프로렌의 패션 아이템들. 니트류로는 폴로 베어가 전면에 크게 수놓아진 디자인이나 집업 스타일이 겨울에도 꾸준히 인기다. [사진 폴로랄프로렌]

폴로 베어가 수놓인 비니나 목도리는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아 하나쯤 소장할만하다. [사진 폴로랄프로렌]

폴로 베어가 수놓인 비니나 목도리는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아 하나쯤 소장할만하다. [사진 폴로랄프로렌]

스타일링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이 카디건은 몸에 적당히 맞는 핏이라서 단추를 모두 잠그고 니트처럼 입으면 예뻐요. 보통 네이비 컬러는 색 자체는 예쁘지만 가끔 옷을 매칭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 카디건은 색이 짙고, 채도가 낮은 네이비 컬러라서 어떤 색의 하의와 입어도 잘 어울려요. 주로 베이지나 아이보리 색 하의나 청바지와 함께 입고 있어요.
모카신은 이번에 처음 구매해봤어요. 신어보니 너무 따뜻하더라고요. 겨울에 부츠 대신 신을 신발을 찾는다면 추천하고 싶어요. 브라운 컬러라서 아이보리색 바지나 청바지와 같이 입으면 잘 어울리더라고요. 양말에 포인트를 줘서 연출해도 좋을 것 같아요.

카디건과 로퍼 외에 인기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요.

여전히 니트류가 인기가 많은데, 기본 니트 외에도 폴로베어가 크게 그려진 니트라던지, 요즘 유행하는 집업 스타일이 최근엔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 같아요. 아 경량 패딩도 인기였어요. 그리고 포인트 액세서리로 폴로 베어가 그려진 게 인기가 많아요. 귀여운 비니나 목도리는 가격 부담도 덜해서 잘 팔리는 것 같아요.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가족 룩이나 커플 룩을 연출하고 싶은 사람에게요. 브랜드에 키즈·여성·남성의 모든 라인업이 있기 때문에 카디건과 로퍼 둘다 시밀러룩(비슷하게 옷을 입는 것)으로 입기 좋아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