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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리뷰] NFT 아트가 궁금하다면 이곳에 가야한다…전시 ‘카르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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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최근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연일 NFT 아트 작품이 얼마에 판매됐다는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어요. 세계적으로는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가 창작한 디지털 아트 ‘워 님프’ NFT 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785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죠. 젊은 한국 작가의 작품 역시 NFT 시장에 나오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자신을 “소녀를 그리는 작가”라고 말하는 장콸 작가의 '미라지 캣3' NFT는 250만원에 경매를 시작했는데 2억이 넘는 가격으로 팔렸습니다. 지난달엔 힙합 뮤지션 마미손의 디지털 작품 ‘수플렉스 더 트로피’가 6000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팔렸고요.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의 NFT 작품 '니프티 게이트웨이'. [사진 니프트 게이트웨이 인스타그램]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의 NFT 작품 '니프티 게이트웨이'. [사진 니프트 게이트웨이 인스타그램]

인기가 높아진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로 등장한 디지털 세계, 예술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투자 기회. 이 세 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지점이 바로 NFT 아트이기 때문입니다.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는 올해 영국 사전 콜린스의 ‘올해의 단어’로도 선정됐습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특히 NFT 아트는 다른 분야보다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어 더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NFT 조사기관 논펀저블에 따르면 지난해 NFT 거래액은 약 2억5000만 달러(약 2950억원)였는데요, 올해는 1분기에만 2020년 한해 거래액의 10배인 20억 달러(약 2조3600억원)로 폭발했어요. 거래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수집품(48%)과 예술품(43%)라고 하니 앞으로 미술시장에서 NFT가 가지게 될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지 쉽게 전망할 수 있습니다.

힙합 뮤지션 마미손의 디지털 콘텐츠 ‘수플렉스 더 트로피(Suflex the trophy)’. 지난 11월 14일 디지털 자산 수집 플랫폼 '파운데이션'에서 11.1818ETH(약 6000만원)에 판매됐다. [사진 파운데이션 캡처]

힙합 뮤지션 마미손의 디지털 콘텐츠 ‘수플렉스 더 트로피(Suflex the trophy)’. 지난 11월 14일 디지털 자산 수집 플랫폼 '파운데이션'에서 11.1818ETH(약 6000만원)에 판매됐다. [사진 파운데이션 캡처]

미술시장에서 NFT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블록체인 기술 이용해 디지털 아트 작품에 자산 정보와 창작자 등을 기록해 디지털 예술작품의 고유성을 부여하기 때문인데요. 변호사이자 예술비평가인 이정인 아트토큰 이사는 “NFT는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작품에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해 하나의 유일무이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한 것에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합니다.
사실 디지털 아트 작품은 파일을 복제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무한정 복제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작자나 이를 소유한 사람에겐 매우 불합리하고 화 나는 일이죠. 그런데 이를 NFT화하면 토큰(가상화폐)을 통해 작품을 복제나 위조 변조가 불가해 고유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작품에 단 하나의 소유권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여기에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의 큰 이유가 있습니다. 예술이 예술로만 끝난다면, 아무리 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이렇게 폭발적이진 않았을 겁니다. NFT 작품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하나의 소유권을 부여해 피지컬 아트(오프라인 작품)과 같은 ‘투자’로서의 가치를 갖췄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고 팔 수 있으니 기존 예술품보다 거래 자체가 쉽습니다. 또 보관이나 이동에 들어갈 노력도 들어가지 않죠. 여기에 ‘코인처럼 수백 배 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더해집니다. 게다가 기존 예술품과 다르게 재판매될 때마다 소장자뿐 아니라 작가에게도 로열티가 지급돼, 창작자인 작가 또한 작품을 NFT화하는 것에 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전시 카르츠 전. 이성근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으로 수많은 점과 선으로 조형 작품을 만들었다. [사진 아트토큰]

전시 카르츠 전. 이성근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으로 수많은 점과 선으로 조형 작품을 만들었다. [사진 아트토큰]

하지만 대중에게 여전히 NFT 아트는 어려운 분야입니다. 여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 ‘숲’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카르츠: 아트 세이프 더 퓨처’로 그 첫 발걸음을 내딛어볼 만합니다. 카르츠는 NFT기반 온오프라인 아트플랫폼 ‘아트토큰’이 K-아트 작가들을 글로벌 무대에 홍보하고 마케팅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인데요. 이번 전시는 K-아트 작가들의 현실 세계 작품과 NFT화된 디지털 아트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전시엔 △구광모 △권오상 △김기라 △김지혜 △김관영 △모준석 △신제현 △성병희 △성태진 △이인 △이성근 △전예진 △조현서 △하태임 △한성진 △한호 △홍성용 △최승윤 등 18명의 국내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전시 작품 수도 150여 점이나 됩니다.

하태임 작가의 회화 작품(위)과 NFT 작품. 디지털 작품에선 회화로만 보여졌던 컬러밴드가 생동감있게 움직인다. [사진 윤경희, 아트토큰]

하태임 작가의 회화 작품(위)과 NFT 작품. 디지털 작품에선 회화로만 보여졌던 컬러밴드가 생동감있게 움직인다. [사진 윤경희, 아트토큰]

전시에선 회화를 기본으로 영상·설치·조각 등 활용 가능한 모든 미디어를 총동원됐는데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화려한 컬러밴드를 캔버스에 담는 것으로 유명한 하태임 작가의 작품은 회화 작품과 함께, 컬러 밴드들이 위로 아래로 옆으로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화면을 채워가는 디지털 작품을 스크린으로 보여줍니다.

카르츠 전에 나온 최승윤 작가의 작품. 반대와 역설의 에너지를 주제로, 작품을 카메라로 찍으면 정반대 색상이 나타난다. 윤경희 기자

카르츠 전에 나온 최승윤 작가의 작품. 반대와 역설의 에너지를 주제로, 작품을 카메라로 찍으면 정반대 색상이 나타난다. 윤경희 기자

성태진 작가의 '나의 일그러진 영웅'. [사진 아트토큰]

성태진 작가의 '나의 일그러진 영웅'. [사진 아트토큰]

만화 캐릭터 태권브이를 주인공으로 작업하는 성태진 작가의 작품 ‘나의 일그러진 영웅’은 목판에 조각과 채색한 작품과 함께 태권브이가 작은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NFT 작품을 보여줍니다.
이 NFT 작품을 사고 싶으면, 바로 옆에 새겨놓은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찍으면 됩니다. 그러면 아트토큰·오픈씨·파운데이션 같은 NFT 거래 플랫폼의 해당 작품 링크로 바로 들어가 구매 할 수 있어요. 여기서는 가상화폐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아트토큰에선 클레이, 오픈씨·파운데이션에선 이더리움을 사용합니다. 전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작품, 이를 변환한 디지털 아트,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NFT로 거래되는지를 알 수 있는 거죠.

삶의 고통을 '피'의 붉은 색으로 표현하는 성병희 작가의 작품들. 회화 작품 중앙에 NFT 작품(아랫줄 중앙)을 배치했다. 윤경희 기자

삶의 고통을 '피'의 붉은 색으로 표현하는 성병희 작가의 작품들. 회화 작품 중앙에 NFT 작품(아랫줄 중앙)을 배치했다. 윤경희 기자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은 ‘현실 세계’의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지만, 이들의 작품을 디지털 아트로 만드는데는 아트토큰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군요. 작업 자체를 디지털 작품으로 만드는 작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의 경우 자신의 작품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NFT화하는 기술적 역량을 가지기 힘들거든요. 회화나 조각품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기만 한다고 디지털 아트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NFT 아트 작품 역시 독립적인 가치를 가진 예술작품이 되도록 작가와 함께 새로운 작업을 해나가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기획과 기술적 지원을 아트토큰이 한 거죠.
홍지숙 아트토큰 대표가 카르츠 전시를 기획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홍 대표는 “MZ 세대 콜렉터들과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에게 실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아트 생태계를 제시하고 싶었다”면서 “역량 있는 라이징 아티스트들에게는 작품을 발표하는 터전을, 미술 작품의 소비자와 작품 사이의 정서적 가교 역할과 소통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NFT 아트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전시는 가볼 만 합니다. 전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NFT 아트가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참 여기서는 작품을 감상만 하지 말고 꼭 휴대폰으로 작품마다 붙어 있는 QR코드를 촬영해 보길 추천합니다. 그래야 NFT 아트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열립니다(관람권은 1만원).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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