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자식에게 아파트 잘못 팔았다간 양도·증여세 폭탄

중앙일보

입력 2021.12.11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93)

일시적 2주택자인 조씨는 새 주택을 취득한 뒤 기한 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할 계획이었는데, 마침 이번 정부 발표로 양도세 부담이 더욱 줄어들게 됐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세부담이 줄어든 만큼 조씨는 종전 주택을 자녀에게 시가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양도해 보려 하는데 괜찮은 걸까?
양도세가 중과세되는 다주택자는 양도세 부담 때문에 자녀에게 양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양도세가 비과세되거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1주택자는 자녀에게 양도하는 방법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에게 싸게 팔면 부모는 양도세나 보유세 부담도 더 줄일 수 있고, 또한 자녀는 비싼 집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단,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비과세 기준금액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금액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되었다. 즉, 1세대 1주택자가 양도가액이 12억원 이하인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세가 전액 비과세되며, 양도가액이 1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12억원을 초과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납부하면 된다. 비과세 기준금액이 상향된 만큼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더욱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가령 1주택자가 12억원에 양도할 경우 종전 규정에 의하면 양도세로 1340만원(양도차익 5억, 5년 보유 및 거주 가정)을 내야 하지만 비과세 기준금액이 12억원으로 상향된 후에는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금액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되었다. 덕분에 1주택자들의 양도세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사진 pxhere]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금액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되었다. 덕분에 1주택자들의 양도세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사진 pxhere]

개정 규정은 지난 8일 이후 양도분(잔금일과 등기접수일 중 빠른 날)부터 적용되므로, 7일까지 잔금을 받았다면 비과세 기준금액이 9억원으로 적용되며, 8일 이후에 잔금을 받았다면 비과세 기준금액은 12억원이 된다.

일시적 2주택자가 자녀에게 양도해도 비과세 가능할까?

일시적 2주택자(비과세 요건 충족 전제)인 조씨가 자녀에게 주택을 양도해도 양도세가 비과세될까? 물론 그렇다. 단, 어떤 자녀에게 양도하느냐에 따라 비과세를 못 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조씨의 주택을 구입하려는 자녀가 조씨와 함께 거주하는 동일세대원이라면 조씨는 양도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을까?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는 ‘1세대 1주택자’가 주거 이전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되었다가 이를 일정 기간 내에 양도해야만 예외적으로 비과세를 허용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일시적 2주택자가 동일 세대원인 자녀, 배우자 등에게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 전·후 여전히 ‘1세대 2주택자’에 해당하므로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씨의 주택을 구입하려는 자녀가 이미 결혼해 조씨와 따로 살고 있거나 혼자 독립해 경제활동을 하는 별도세대인 경우에만 조씨가 일시적 2주택자로서 양도세 비과세가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조씨와 같은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별도 세대원인 자녀에게 양도하는 경우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되나, 동일 세대원인 자녀에게 양도하는 경우에는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럼 일시적 2주택자가 아닌 그냥 1주택자가 동일세대원에게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도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될까? 1주택자는 동일세대원인 자녀에게 주택을 양도하더라도 양도 전·후 모두 여전히 ‘1세대 1주택자’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양도세 비과세 적용이 가능하다.

자녀에게 좀 싸게 양도해도 괜찮을까?

자녀와 매매 거래를 하기 전에 향후 자금 출처 조사에서 문제 소지가 없는지를 신중히 살펴봐야한다. 자금 출처가 충분하지 않다면 자녀에게 매도하는 것보다 차라리 증여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사진 pxhere]

자녀와 매매 거래를 하기 전에 향후 자금 출처 조사에서 문제 소지가 없는지를 신중히 살펴봐야한다. 자금 출처가 충분하지 않다면 자녀에게 매도하는 것보다 차라리 증여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사진 pxhere]

만일 조씨가 자녀에게 시가보다 싸게 판다면 양도세(조씨)와 증여세(자녀) 문제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우선 양도자인 조씨는 자녀에게 싸게 팔았으니 시가보다 저가로 매매(시가의 5% 또는 3억원 초과)한 부당행위에 해당하고, 이 경우 시가를 양도가액으로 보아 양도세가 계산된다. 그리고 저가에 구입한 자녀에게는 그 차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는데 차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원을 넘는 경우에만 증여세가 과세된다.

만일 조씨가 양도하려는 집의 시가가 12억 원이지만 별도 세대원인 자녀에게 8억 원만 받고 양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양도자인 조씨는 부당행위(차액이 시가의 5% 또는 3억원을 초과함)에 해당하므로 양도가액을 8억원이 아닌 12억원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러나 개정 규정에 의하면 양도세 부담은 없다.

단, 조씨의 자녀는 할인받은 금액(시가와의 차이) 4억 원이 기준금액인 3억원 또는 시가의 30%를 넘었으므로 증여세 문제가 생긴다. 다만 조씨가 할인해 준 4억 원에 대해서 모두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할인금액(4억 원)에서 시가의 30%(3억 6000만 원)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인 3억원을 공제한 1억 원에 대한 증여세만 내면 된다.

주의할 점은 매매계약서와 달리 자녀가 부모에게 매매대금을 주지 않았다면 이를 매매가 아닌 ‘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추징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자녀 계좌에서 부모의 계좌로 매매대금이 지급된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와의 매매 거래 시 국세청은 자녀의 자금 출처를 조사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자녀가 충분한 소득 또는 대출금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과거 자녀의 통장 거래내역을 분석해 사전에 부모의 은밀한 증여가 있었는지를 점검한다.

그러므로 자녀와 매매 거래를 하기 전에 향후 자금 출처 조사가 진행되더라도 문제 될 소지가 없는지를 먼저 신중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만일 자금 출처가 충분하지 않다면 무리하게 자녀에게 매도하는 것보다 차라리 증여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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