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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릴수록 강해지는 장인의 도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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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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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릴수록 강해지는 장인의 도검

때릴수록 강해지는 장인의 도검

1300도까지 올라간 화로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쇠가 이은철(64) 장인의 망치질에 화려한 불꽃을 사방으로 날려 보낸다. 36년 넘게 우리 민족 고유의 제철 기술 복원에 매달려 온 그는 우리나라 유일의 ‘고대 제철 기능 전승자’다. 망치질에 쇳덩이가 평평해지면 이를 다시 화덕에 넣어 달군 후 반으로 접고 내려치기를 반복하는 ‘접쇠’ 작업은 좋은 쇠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불순물이 제거되고 조직이 치밀해져 쇠가 더 단단해진다. 도검의 뼈대가 되는 ‘백련강’은 이 접쇠 작업을 100번 반복했다는 의미다. 12종류의 숫돌로 갈고 다듬어 날을 세우는 연마 작업까지 전통 방식을 따르는 장인의 도검은 꼬박 4개월의 땀과 인내의 결실로 완성된다. 이 도검장은 “자동화된 제철소가 밤낮없이 가동되는 시대지만, 우리 철의 역사를 잇는 것은 민족 문화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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