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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바이크로 사이버트럭 띄웠지만…머스크 발목잡는 배터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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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머스크는 2년 전인 2019년 11월 사이버트럭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머스크는 2년 전인 2019년 11월 사이버트럭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야심작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전기차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을 닮은 50달러(약 5만8000원)짜리 호루라기를 자신의 트위터에 광고했는데 완판됐다. 200만원 넘는 아동용 4륜 모터사이클(ATV) ‘사이버 쿼드’ 역시 출시 하루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하지만 정작 올해 말로 예정됐던 사이버트럭의 출시는 내년으로 미뤘다.

9일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사이버트럭의 출시 일정이 미뤄진 것에 대해 설명했다. 반도체 등 부품 공급망 문제를 언급했다. 한 네티즌이 트위터를 통해 ‘사이버트럭에 대한 업데이트(최신) 소식이 궁금하다. 2년 정도 지났다’고 질문하자 “공급망 악몽이 아직 안 끝났다. 다음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업데이트한 제품 로드맵을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머스크는 2년 전인 2019년 11월 양산될 사이버트럭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우주선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강철과 9㎜탄 방탄 성능까지 지닌 쐐기 모양의 차체를 공개했다. 그리고 2년 뒤인 올해 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 805㎞ 주행 능력을 갖췄으며 출고가는 4700만원부터 8000만원대까지 책정됐다.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면 약 8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사이버트럭을 닮은 50달러짜리 사이버휘슬. [AFP=연합뉴스]

사이버트럭을 닮은 50달러짜리 사이버휘슬. [AFP=연합뉴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개 1주일 만에 사전예약이 25만대에 이르렀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최근 125만대를 넘어섰다. 출고를 기다리던 소비자에게 머스크는 올해 초 “사이버트럭은 2021년 소량 인도되고, 2022년부터 대량 생산된다”고 하더니만 8월에는 차량 인도 일정을 내년으로 수정했다.

업계에서는 사이버트럭의 출시가 계속 미뤄지는 가장 큰 이유를 배터리 문제로 꼽고 있다. 전기차의 특성상 배터리의 성능이 차의 주행거리와 출력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머스크는 ‘배터리 데이’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했다. 지름 46㎜, 길이 80㎜를 뜻하는 이 배터리는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출력을 6배 높여 주행거리를 16% 늘릴 수 있다고 했다. 테슬라는 강한 힘이 필요한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에 이 배터리를 실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4680 배터리가 머스크가 예고한 모습처럼 탄생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4680 배터리 개발에 협력해 온 일본 파나소닉은 대량생산의 한계를 인정했다. 이 회사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는 타다노부 가즈오는 지난달 4일 니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4680 배터리는 제품 개발 측면에서 기술적 목표는 대부분 달성했지만, 대량 생산에는 새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나소닉은 내년 3월 시험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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