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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비밀 풀린 위중증 "위드코로나전 60대 예방효과 41%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직전 60~74세 고령층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효과가 4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접종을 완료하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에 그만큼 취약하단 의미다. 고위험군은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데, 실제 접종군에서도 위중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대응 체계 부담은 결국 위드 코로나 2단계 이행 유보로 이어졌다.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부스터샷’(추가접종)을 적극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0월 3주→4주 예방효과 11%포인트 감소 

9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효과’ 자료에 따르면 10월 3주차(10월 17~23일) 백신 접종 완료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는 66.5%였다. 이 수치는 한 주 뒤 60.4%로 감소했다. 위드 코로나 직전이다. 문제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60~74세다. 이들의 접종 효과는 3주차 때 52.4%를 보였다. 4주차엔 41.5%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위중증·사망 예방효과 역시 소폭 낮아진 상태였다. 접종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백신 효과가 저하된 것이다.

이후 지난달 1일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자 위중증 환자가 급증했다. 정부는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서 병상을 준비했다. 하지만 위드코로나 이후 확진자만 늘어난게 아니라 중증화율도 2.5% 까지 뛰었다. 그러자 지난달 29일 ‘의료·방역 후속 대응계획’을 내놓고 12월 한 달을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접종 집중기간으로 운영 중이다. 해당 연령대의 추가 접종 간격을 6개월에서 4개월로 줄인데 이어 잔여백신 접종 희망자 등에 한해 3개월로 한 달 더 줄였다.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추가접종으로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 감염자의 중증화율을 낮춰 의료대응 체계를 안정화하겠다는 방역전략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령층의 경우) 접종 후 3~4개월이 지나면서 면역 효과가 감소했다. 접종군에서도 돌파감염, 위중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난 60세 이상은 이달 중에 꼭 3차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추가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추가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보된 위드 코로나 2단계 이행 

9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다. 이날 사망자도 57명 추가됐다.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이달 중순 위드 코로나 2단계로 이행할 계획이었다. 2단계땐 대형 행사 개최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유보됐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시행 전 부스터샷 접종을 적극 고려했어야 한단 아쉬움이 나온다.

이종성 의원은 “위드 코로나 시행 전인 10월에 예방효과가 떨어진 ‘이상신호’가 감지됐다”며 “정부가 해외 사례를 토대로 고령층 접종에 보다 적극적이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선도국인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7월 일찌감치 고령층 추가접종에 나섰다. 이후 현지 보건당국은 추가접종자의 감염·중증화 예방 효과가 기본 접종자에 비해 4~6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스라엘의 방역상황은 안정적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치명률 0.6%수준이다. 한국(0.8%)보다 낮다. 최근 일주일간의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545명으로 상당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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