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익률' 사라질까…내년 6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중앙일보

입력 2021.12.09 18:12

업데이트 2021.12.10 14:51

내년 6월부터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사전 지정 운용)이 도입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일 본회의에서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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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미리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도입된다. 두 유형 모두 운용수익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달라지는 만큼 수익률이 중요하다. 반면 확정급여(DB)형은 퇴직 시점 평균 임금과 근속 연수에 따라 연금 액수가 결정된다.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건 가입자의 관심 부족 등으로 장기간 방치되는 퇴직연금이 많아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가입자의 91%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았다. 이런 무관심은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로 이어지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2.58%를 기록했다. 원리금 보장형이 1.68%, 실적배당형은 10.67%로 수익률 차이가 컸다. 금융위원회는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관심·시간 부족 등에 따른 소극적 자금 운용 관행을 고려해 장기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개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개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디폴트옵션은 장기투자에 적합한 펀드 상품과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 등으로 구성된다. 펀드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 장기 가치상승 추구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인프라펀드 등으로 구성됐다. TDF 펀드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시키게 맞춰 운용사가 주식이나 채권 등의 자신 비중을 조절해주는 상품이다.

당초 수익률 제고라는 디폴트옵션의 취지를 고려해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만 디폴트옵션에 넣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근로자의 선택권 보장 등을 이유로 원리금보장형 상품도 포함됐다. 은행과 보험업계도 원금손실 우려 등을 이유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디폴트옵션에 포함할 것을 요구해왔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퇴직연금사업자가 고용노동부 소속 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와 고용노동부 승인을 거쳐 만들게 된다. 노후 생활의 안전판이 돼야 하는 만큼 손실 가능성과 예상수익이 중·장기적으로 합리적 균형을 맞추고 수수료 등이 과다하지 않도록 했다.

DC형은 퇴직연금사업자가 제시한 디폴트옵션을 사업장 단위로 노사합의를 통해 도입하게 된다. 개인이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IRP는 가입자가 디폴트옵션 관련 정보를 받은 뒤 하나의 디폴트옵션을 정하면 된다.

덩치 커진 퇴직연금, 수익률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덩치 커진 퇴직연금, 수익률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디폴트 옵션은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거나 디폴트옵션으로 운용을 원할 경우 발동된다. 4주간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디폴트옵션 운용을 통지하고, 이후 2주가 지나면 디폴트옵션이 적용하는 방식이다. 디폴트옵션은 운용 중에도 가입자의 의사에 따라 원하는 방법으로 바뀔 수 있다.

정부는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퇴직연금의 장기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영국·호주 등은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미국의 401K 퇴직연금이나 호주의 마이슈퍼 디폴트 옵션의 경우 연간 7%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다. 상품 개발 등 운용사 간의 수익률 경쟁도 치열해질 거로 기대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법률안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내년 6월 중 도입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내년 상반기 중 관련 시행령 등 하위 규정 개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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