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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총장 예고 인사…“군 관례 무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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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1년 후반기 장성급 인사를 9일 발표했다. 그런데 당초 예상했던 신임 해군참모총장 진급자 이름은 인사 보도자료에서 빠졌다. 대신 정부는 곧 해군총장 인사를 내겠다고 예고했다. 군 내부에선 전례 없는 ‘예고 인사’라고 술렁이는 분위기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후반기 장군 인사와 병행해 해군참모총장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며 “참모총장 인사는 장군 인사 시기, 2022년 대통령 선거 및 새 정부 출범 이후 안정적인 지휘체계 및 부대관리 유지, 군사대비 태세 확립을 위해 인사를 단행할 시점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임자는 해군의 혁신과 발전을 도모할 우수 인재로 조만간 임명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 중인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 부 총장은 이르면 다음 주 초반 퇴임한다. [

지난 11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 중인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 부 총장은 이르면 다음 주 초반 퇴임한다. [

한마디로 지금의 부석종 해군총장이 물러나고, 그를대신할 신임 총장을 곧 발표할 것이란 뜻이다. 다음 주 초반 나올 가능성이 크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청와대가 총장으로 지명한 인사가 현재 개인적 사정이 생겼기 때문에 발표를 잠시 미룬 것”이라며 “신임 총장과 차장 인사는 거의 확정됐다”고 귀띔했다.

장성 인사를 먼저 하고 총장을 나중에 임명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보통 신임 총장이 인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뒤 청와대와 국방부와 조율해왔다”며 “이 같은 절차는 인사 규정엔 없지만, 이렇게 하면 신임 총장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일 인사대로라면 며칠 후 퇴임할 현 총장이 짠 인사를 새 총장이 물려받는 형식이다. 또, 해군의 중장 자리가 일시적으로 규정(5개)보다 늘어나게 됐다.

군에선 청와대가 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청와대가 바쁘다는 핑계로 인사를 빨리하지 않았다. 해군총장을 바꾼다는 얘기가 몇달 째 계속 나오면서 해군 조직이 크게 흔들렸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육군에선 강신철 소장(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등 6명이 중장으로 진급했다. 해군에선 이성열 소장(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 등 2명이, 공군에선 박웅(공군공중기동정찰사령관) 등 3명이 각각 별 하나를 더 달았다.

고동준 준장 등 육군 16명, 류효상 준장 등 해군 4명, 손석락 준장 등 5명이 이번에 소장이 됐다. 육ㆍ해ㆍ공군에서 75명이 새로 장군(대령→준장)에 올랐다.

정정숙 준장은 육군 보병 병과에서 여군 최초의 소장으로 진급했다. 강영미 대령이 별을 달아 공병 병과 최초의 여성 장성으로 기록됐다. 간호 병과의 강점숙 대령도 별을 처음 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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