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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배서 "배아프다" 신고…알고보니 중국인 선장 살해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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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해양경찰서

평택해양경찰서

베트남을 출발해 평택당진항으로 행하던 1만3000t급 컨테이너 상선에서 베트남인 선원이 중국인 선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베트남 선원이 중국인 선장 흉기로 살해 

평택해양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베트남 선원(24)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 선원은 지난 8일 오후 8시 15분쯤 이 선박 조타실에서 중국인 선장(44)을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파나마 국적인 이 상선에는 베트남 선원 17명과 선장을 포함한 중국인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배는 베트남에서 출발해 평택당진항으로 입항하는 경로로 이동해 왔다.

최초 신고는 “응급 환자”로 접수됐다. 사건 발생 44분 뒤인 8일 오후 8시 59분쯤 태안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로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해경은 신고한 선박이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울도 남쪽 해상을 지나는 것을 확인하고 인근에 있던 300t급 경비함과 태안해양경찰서 소속 경비정을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하지만, 해경이 현장에서 발견한 것은 ‘복통 환자’가 아닌 흉기에 찔려 숨진 선장이었다. 범행을 저지른 선원은 다른 선원들에 의해 다른 방에 격리된 상태였다고 한다.

해경, 방역 조치 끝나는 대로 범행 동기 등 조사 

해경은 이 선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다른 선원들은 “범행한 선원이 위스키를 두 잔 정도 마셨다”고 말했다. “선장에게 야단을 맞았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한다.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는데, 체포된 선원은 “범행 후 흉기를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해경은 이날 오전 9시쯤 평택당진항으로 배를 입항시켰다. 또 이 선원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 등 방역 조치를 한 뒤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외국인 선원들이 영어가 서툴러 ‘흉기에 찔렸다’는 내용을 복통(stomachache)으로 신고한 것 같다”며 “방역 조치가 끝나는 대로 해당 선원을 불러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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