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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진술 번복에 檢 "이전 진술은 거짓인가"

중앙일보

입력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독직폭행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독직폭행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채널A 사건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항소심 재판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바꾸자 검찰이 “이전 진술은 거짓이냐”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김대현·하태한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연구위원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정 연구위원이 압수수색 직후와 그 이후 공판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정 연구위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해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직후 입장문과 검찰 피의자신문에서 “한 검사장이 아이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었고 한두 자리만 빼놓고 모두 입력한 상태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 검사장이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내용 삭제 등 증거인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다고 생각해 이를 제지하려고 했을 뿐 폭행할 의도는 없었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변호인 의견서에서 ‘한두 자리 빼고 모두 입력’ 부분에 대한 기억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공판 과정에서 직접 아이폰으로 비밀번호를 눌러보니 미리 그려진 동그라미를 채워나가는 방식이 아니고, 비밀번호를 누를 때마다 빈 동그라미가 채워지는 형태였다"며 "이걸 보니 제 기억이 아주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취지이지, 전체적인 취지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 전에 했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가”라며 “본인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데 진짜 기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허위진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확하지 않았던 기억을 명확한 것처럼 진술한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재판부는 “일관성 없는 진술이 나온 건 알고 있다”면서도 “검사가 의견을 말할 수는 있으나 피고인에게 대답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제지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5일 정 연구위원의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신문을 통해 정 연구위원의 진술 신빙성 문제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 연구위원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검찰 수사관 1명에 대한 증인 신문도 진행될 예정이다.

정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정 연구위원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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